< 평택의 이태원 > 주한 미8군 및 공군이 옮겨가는 평택에 주한 미군과 그 가족을 겨냥한 렌털하우스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평택의 이태원’으로 불리는 신장 로데오거리 모습. 연합뉴스
< 평택의 이태원 > 주한 미8군 및 공군이 옮겨가는 평택에 주한 미군과 그 가족을 겨냥한 렌털하우스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평택의 이태원’으로 불리는 신장 로데오거리 모습. 연합뉴스
경기 평택시 신장동 주한 미국 공군기지(K-55) 앞 신장 로데오거리. ‘제2의 이태원’이라 불리는 이곳 주변에는 요새 주한 미군을 겨냥한 ‘렌털하우스(임대용 주택)’ 신축 현장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서울 사당동에 사는 김모씨는 이곳에서 M오피스텔 전용면적 82㎡(방 3개)를 최근 2억5000만원에 샀다. 140만원가량의 월세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분양 담당자의 설명을 듣고나서다.

◆렌털하우스 인기…과장 광고엔 주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고속철도(KTX) 신평택역 개통, 고덕국제신도시, 주한 미군부대 이전이라는 ‘4대 호재’를 등에 업은 평택에서 렌털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평택시청 한미협력과 등에 따르면 내년까지 평택에 새로 둥지를 트는 주한 미군 관련 인구는 5만여명이다. 군산을 제외한 전국 주한 미국 공군이 K-55로 모이고, 평택시 팽성읍에 있는 K-6 캠프 험프리에는 용산 미8군 등이 순차적으로 옮겨온다. 장기적으로는 주한 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모든 주한 미군이 평택과 대구 두 곳으로 옮겨가기로 돼 있다.

"월세 140만원"…평택 미군용 렌털하우스 투자 붐
미군 대상 렌털하우스는 일단 입주자와 계약만 되면 월세를 떼일 염려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장점이다. 미8군 주택과와 계약한 중개업소를 통해 임대를 놓으면 미8군으로부터 월세를 직접 송금받을 수 있다. 미군은 계급에 따라 1인당 월 140만~220만원의 주거비용을 지원받는다. 이런 안정성을 내세워 M오피스텔, B오피스텔, H지역주택조합 등 각종 렌털하우스 분양이 이어지고 있다. M오피스텔 관계자는 “대출을 끼고 실투자금 4000만~1억원으로 연 9~14%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장기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업체에서 ‘미군과 전속계약’ 등을 내세우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인중개업소별로 미8군 측과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어 임대사업을 진행하는 것일 뿐 미군이 따로 지정하는 렌털하우스는 없다.

◆LH, 고덕신도시 주택용지 공급

평택 내 향후 실거주 수요는 미군뿐만이 아니다. K-55 바로 밑으로 부지면적 1734만7000㎡의 고덕신도시가 들어선다. 이 신도시는 애초 ‘주한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 지원 특별법’에 따라 2005년부터 추진된 사업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때 사업 무산 위기에 몰렸으나 2013년부터 다시 정상궤도에 올랐다.

신도시 내 1341만9000㎡는 택지지구이고 나머지 392만8000㎡는 삼성전자가 1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는 삼성산업단지다. 신도시 총사업비 8조2000억원 가운데 현재까지 3조8000억원이 투입됐다. 계획대로라면 2020년께 5만6000가구, 14만명이 들어서는 국제신도시로 변모한다. 현재는 서정리역 역세권을 개발하는 1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다. 2·3단계 사업으로 평택시청 이전부지를 중심으로 행정타운, 국제학교 등 글로벌 에듀타운이 들어선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올 하반기 중 고덕신도시 내 공동주택용지 3개 블록 및 이주자 택지(평택 원주민에게 주어지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를 최초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첫 입주 시기는 2018년 하반기다. 이주자 택지는 아직 분양 전이라 위치를 확정할 수 없음에도 속칭 ‘딱지’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