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의 매물 폭탄이 투하되면서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장중 1% 넘게 빠지다가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코스닥은 3% 가까이 밀렸다. 낙폭만 놓고 보면 코스닥 낙폭은 9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7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3.62포인트(0.66%) 내린 2040.3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2030선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장 막판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488억원, 1068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2494억원 순매수로 집계됐다. 프로그램에서도 차익과 비차익 거래 모두에서 243억원, 2179억원의 자금이 들어와 2423억원 순매수로 나타났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삼성생명 등은 올랐다. 반면 한국전력, 현대차, NAVER 등은 내렸다.

특히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실적 우려에 10%대 급락했다. 반면 SK텔레콤은 급락장에서 방어주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5% 가까이 올랐다.

업종별 등락도 엇갈렸다. 통신(4.44%), 운수창고(1.48%), 보험(1.37%), 금융(1.27%), 증권(1.18%) 등이 오른 반면 의약품은 13.16% 폭락세를 나타냈고, 화학(-3.27%). 서비스(-2.74%), 유통(-1.36%) 등의 낙폭이 컸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4% 가까이 밀리는 등 급락했다. 코스닥은 22.37포인트(2.97%) 내린 729.64에 마감했다. 낙폭으로만 따지면 연중 최고 수준에다가 2014년 10월 13일(21.64포인트·3.89%)이후 최대치다.

전날 2% 넘게 밀린데 이어 이날은 장 한때 3.96% 까지 밀리며 투매 양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이 1180억원의 매물을 쏟아냈고, 외국인도 118억원 어치를 팔아 치웠다. 개인은 1267억원 순매수로 나타났다.

바이오, 제약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바이오 관련주가 편입된 코스닥 신성장 업종은 -12.18% 내렸고, 제약주는 -8.17% 급락했다.

올해 들어 자회사인 한미약품의 글로벌 신약 기대로 주가가 10배 이상 올랐던 바이오 대장주 한미사이언스는 가격제한폭(-29.78%)까지 밀리면서 하한가에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제약 바이오 화장품 관련주의 주가 조정은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현재 상황에서 그동안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맞아 떨어지면서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명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표면적으로는 그리스와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코스닥의 경우에는 이미 연초대비 40% 가량 오른 상황이라 언제 어느 시점에 차익실현에 나선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효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시장 급락과 관련 "올 상반기 동안 코스닥은 월간 수익률 기준으로 한번도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았던 만큼 단기 과열을 해소하는 기술적 조정이 필요하다"며서 "그리스 문제의 소멸 시점을 추정하기 힘든 만큼 단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성남 한경닷컴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