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서킷을 달리고 있는 티볼리 디젤. (사진 제공=쌍용차)
인제 서킷을 달리고 있는 티볼리 디젤. (사진 제공=쌍용차)
[ 김정훈 기자 ] 티볼리 디젤은 출시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먼저 나온 가솔린 모델이 판매 호조를 보인 덕분에 디젤 차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다.

티볼리 이름값이 올라간 시점에서 쌍용자동차가 두 번째 흥행카드를 꺼내놨다. '유럽형' 자동차를 닮은 티볼리 디젤을 내세워 '올해의 차'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지난 6일 티볼리 디젤 발표회가 열린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과 일반도로 25㎞ 주행거리를 달려봤다. 지난 1월 티볼리 가솔린을 시승한 이후 6개월 만이다. 시승을 해보면서 가솔린과 디젤 차량의 차이를 짚어봤다.

쌍용차가 신차 체험 장소로 서킷을 택한 이유는 성능에 대한 자신감 때문으로 보인다. 스포츠카나 고성능 세단이 아닌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모터스포츠 경주장에서 시승회를 연 것은 이례적이다.

서킷 주행에서 차체 움직임은 단단했다. 시속 70~80㎞ 달리는 커브 구간에서 바퀴가 미끄러질 듯 보였으나 안정감있게 돌아 나간다. 가솔린 모델이 고속 주행에서 약간 출렁이던 하체를 잡아줬다. 18인치 타이어휠 덕도 봤다.
티볼리 디젤 주행 후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연비 수치.
티볼리 디젤 주행 후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연비 수치.
내외관은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다. 1.6 디젤 엔진의 최대토크(가속력)는 30.6㎏·m이다. 가솔린(16.0㎏·m)과 비교해 두 배 높다. 경쟁 차종인 르노삼성 QM3(22.4㎏·m)를 압도한다.

서킷 체험 다음 코스로 일반도로를 주행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초반 가속이 경쾌하다. 엔진 회전수 1500rpm 이내에서 시속 80㎞에 가볍게 도달한다. 유럽산 메이커 자동차를 운전하는 기분이 난다.

도로주행에선 가솔린 엔진의 약점인 연비와 성능을 보완한 게 인상적이었다. 공회전 때 소음·진동은 독일 브랜드 차량보다 덜 했다. 고효율을 내고 가속이 뛰어난 차를 사겠다던 소비자라면 티볼리 디젤을 쇼핑리스트에 올려놔도 괜찮다.

중간지점까지 두 차례에 나눠 실주행 연비를 체크해봤다.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강원도 국도는 지형적 특성상 곡선 구간이 많다. 정속 주행보다 연료 효율 면에서 손실이 많은 코스다. 가속 페달 사용도 잦았다. 무더운 날씨 탓에 에어컨도 가동했다.

가다 서다 멈춤이 없는 주행 코스에서 복합 연비(15.3㎞/ℓ) 수준은 유지한다. 중간지점으로 가는 구간에서 차분하게 운전했더니 계기판 평균 연비는 18.6㎞/ℓ를 찍었다. 복귀하는 구간에선 가속 페달을 자주 사용한 결과 15.1㎞/ℓ가 나왔다.

패들시프트(운전대에 있는 기어변속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건 아쉬웠다. 일본 아이신사(社)의 6단 기어는 기어봉에 변속 버튼이 있어 수동모드 조작이 약간은 불편하다. 운전대에서 곧바로 기어를 바꿀 수 있다면 운전 재미가 더해졌을 것 같다.

소비자 가격은 2045만~2495만원이다. 여기서 선택 품목은 추가해야 한다. 가솔린 대비 200만~300만원 비싸다. 비용 부담이 있어도 성능과 연비 만족도를 높이고자 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다.

올 하반기에는 르노삼성 QM3, 현대차 투싼 1.7(디젤) 등과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티볼리 디젤과 비교해 QM3는 100만~150만원, 투싼은 150만~300만원 정도 비싸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유로6 디젤 가격으로는 티볼리가 가장 싸다"며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심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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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강원도 국도를 주행하고 있는 티볼리 디젤. (사진 제공=쌍용차)
강원도 국도를 주행하고 있는 티볼리 디젤. (사진 제공=쌍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