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5일 지역구인 대구에서 KTX편으로 상경, 서울역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5일 지역구인 대구에서 KTX편으로 상경, 서울역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새누리당 내 갈등이 6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유 원내대표의 퇴진을 압박하는 친박(친박근혜)계와 이에 반대하는 비박계는 5일 물밑에서 치열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친박계는 6~7일 유 원내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시한을 못 박은 상태다. 6일 본회의에서 유 원내대표가 협상을 이끈 국회법 개정안이 폐기되는 것으로 일단락되면 퇴진의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표결에 참석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개정안은 19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친박계는 당내 중립 성향의 의원들과 접촉을 이어가며 유 원내대표 사퇴의 필요성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계 중진의원은 “당과 청와대가 따로 갈 수 없다는 것이 많은 의원의 분위기”라며 의원총회까지 가더라도 승산이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일부 비박계 의원들은 친박계가 제시한 ‘6일 데드라인’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비박계 의원들 사이에는 유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와 친박계의 ‘비토’가 단순히 유 원내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닌, 내년에 있을 총선을 앞둔 당권 장악 시도라는 시각이 많다. 때문에 상당수 비박계 의원은 유 원내대표에게 ‘버티기’를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당·청 관계를 고려해 퇴진을 결정하더라도 유 원내대표가 스스로 정한 시기와 형태가 돼야 한다. 이처럼 내몰리는 모양새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친박계의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유 원내대표는 5일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가경정예산을 처리할 때까지 원내대표직을 유지할지에 대해 “그 문제는 답변 드리지 않겠다”고 언급을 피했다. 그는 원내대표로서 이미 추경을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7일 국회 운영위원회까지 소집한 바 있다. 친박계가 요구하는 6일에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추경안을 처리할 이달 하순까지 버티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2단계 전략을 세우는 움직임도 있다.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은 뒤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내 중립 성향의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메시지가 가장 강력한 수단일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