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교육대 공과대 학생들이 실무·실습수업을 하고 있다. 이 대학은 대기업 평판도 조사에서 발전 가능성, 실용적인 연구 및 기술개발 역량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한국기술교육대 제공
한국기술교육대 공과대 학생들이 실무·실습수업을 하고 있다. 이 대학은 대기업 평판도 조사에서 발전 가능성, 실용적인 연구 및 기술개발 역량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한국기술교육대 제공
대기업 임원진 등 41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기업 평판도’ 조사에서 서울대는 62.80으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연세대(60) 고려대(58.80) 한양대(49.37) 포스텍(34.44)이 그 뒤를 이었다.

○전공 이해도 돋보인 서울대

서울대는 ‘전공이론 이해 수준’ ‘연구역량·기술공헌 등 발전가능성’ ‘실용적인 연구 및 기술개발 역량’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전공이론 이해 수준과 연구역량·기술공헌 등 발전가능성 부문에서는 2위보다 19점가량 높은 78.91, 74.19를 각각 기록했다.

서울대 졸업생은 이론·연구 등 기초역량을 발휘하는 데 탁월하다는 것이 대기업 임원들의 평가다. 전공에 대한 이해가 높은 만큼 이를 업무에 활용하는 과정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경우 서울대 공대 교무부학장(재료공학부 교수)은 “서울대 공대는 전공 60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는 등 다른 대학보다 졸업 요건이 까다롭고, 공학교육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있어 높은 전공 역량을 갖출 수밖에 없다”며 “졸업 후 어느 분야에 가더라도 뒤처지지 않도록 기초 공통과정을 잘 다질 수 있는 교육과정을 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STRONG KOREA] 서울대 연구역량 1위, 연세대 창의성 1위, 고려대 조직친화 1위
연세대는 대기업 평판도 조사에서 ‘창의적인 문제해결방식’ ‘인문학적 소양’ ‘채용 희망’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이공계 인력임에도 다른 학문과 융합된 업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졸업생이 많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손봉수 연세대 공과대학장은 “비전공자라고 해서 생활에 필요한 학문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며 “오는 2학기부터 컴퓨터 전공을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정해 모든 공대생이 컴퓨터 관련 공부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조직친화력 부문에서 2위와 6점가량의 차이를 보이며 63.52를 기록해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대기업 평가 6위는 KAIST(33.04), 7위는 성균관대(32.29)가 차지했다. 8~10위에는 서강대(28.54) 중앙대(20.90) 경희대(17.26)가 각각 올랐다.

○대기업 선호한 한동대·한기대·전북대

대기업 선호에서 유독 높은 평가를 받은 대학도 보였다. 종합 순위 42위인 한동대는 대기업 평가에선 31위에 올랐다.

특히 연구역량·기술공헌 등 발전가능성(27위), 인문학적 소양(29위), 채용 희망(26위)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한동대 관계자는 “영어 강의가 활발한 데다 이론·실무를 동시에 중시하는 학구적인 분위기가 이런 평가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합 39위였던 한국기술교육대도 대기업 평가에서는 28위에 올랐다. 창의적인 문제해결방식(27위), 전공이론 이해 수준(25위), 연구역량·기술공헌 등 발전가능성(21위), 실용적인 연구 및 기술개발 역량(23위)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실험실습을 강조하는 교육환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교수진의 평가다.

조병관 한국기술교육대 기계공학부 학부장은 “공대 전체 교육과정에서 실험 비중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이론을 실무에 적용하는 교육이 활발하다”며 “학교에서 충분히 실무를 배우고 나간 덕분에 기업에 가서도 어렵지 않게 현장에 적응하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전북대(종합 44위)도 대기업 평가 34위에 오르며 전체 순위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년6개월~2년에 걸쳐 지도교수 1명이 3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수행을 지도하며 실무능력 향상을 도모하는 마스터 양성 교육단, 수학·물리 등 주요 과목에 있어 수준별 분반 수업을 진행하는 기초학력인증제도 등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대학 측은 분석했다.

정진균 전북대 공과대학장은 “지방거점국립대다 보니 아주 잘하는 학생과 아주 못하는 학생의 학력 편차가 큰 점을 고려해 기초학력 강화형 교육을 1년에 4학기까지 들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며 “아는 것을 이용해 일할 줄 아는 학생을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실무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해 기업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 5위인 성균관대는 대기업 순위에서는 7위를 기록했다. 서울시립대(종합 12위)는 4계단 떨어진 16위를 나타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