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우린 여성경찰 아닌 열혈경찰…여성이란 편견 스스로 깨뜨려야"
여성 경찰관 수는 과거보다 늘었지만 고위 간부가 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전체 경찰에서 중간 간부급인 경감 계급 이상은 8%지만 여경은 5% 수준에 그친다. 고위 간부로 분류되는 총경(4급 상당) 10명, 경무관(3급 상당)은 두 명이 전부다.

여경으로 ‘경찰의 별’을 단 설용숙 대구지방경찰청 제1부장(57·왼쪽)과 김해경 송파경찰서장(56)은 3일 기자와 만나 “유리천장을 뚫기 위해서는 일선 여경들이 더 열심히 뛰는 수밖에 없다”고 주문했다. 설 부장은 “스스로를 여경이 아니라 남자 경찰관과 동등한 한 명의 경찰이라고 인식해야 한다”며 “자신의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다 보면 권리는 알아서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서장은 “남녀 불평등은 본인이 노력만 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후배 여경들에게 항상 ‘남자 경찰보다 열 배 더 일해 능력을 보이면 승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

물론 김 서장은 “여경이 창설된 지 69년이 흘렀지만 상위 계급 여경이 너무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설 부장은 “남성 위주로 오랫동안 유지해 온 조직이다 보니 남성 경찰관들의 보이지 않는 견제가 존재하기도 한다”며 “일선에서 근무하는 여경들이 더 열심히 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경 중 가장 높은 직위에 올랐던 이는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으로 여경 최초로 치안정감(1급 상당)까지 올랐다. 이 전 청장이 지난해 말 퇴직하면서 여성 지방경찰청장은 한 명도 없다. 올 2월에는 첫 여성지방검찰청장이, 지난달에는 첫 여성 병무청 국장이 탄생한 것과 대비된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