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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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성 기자 ]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과 LG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여파로 침체된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 700억원의 자금을 시중에 푼다. 메르스와 함께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2일 삼성그룹은 일단 전통시장 상품권 300억원을 구매키로 했다. 삼성계열사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는 협력회사 및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하계 휴가금 명목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임직원 국내 여행도 함께 권장한다. 이달 말부터 8월 초에 집중된 여름 휴가를 앞당겨 실시할 계획이다. 전국 휴양지 사진 콘테스트 등 국내 여행 권장 캠페인도 진행한다.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현지 거래선과 고객을 한국으로 적극 초청한다. 현지 우수 사원에게 국내관광 포상휴가를 제공하는 등 1000명 이상의 관광객을 국내 유치할 계획이다. 시기는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는 시점에 맞춰 7월 말 이후 추진한다. 메르스 여파로 지난달 국내 입국한 중국 단체관광객은 지난달 26만 5265명으로 1년 새 54.6% 감소했다.

극심한 가뭄 속에 메르스까지 확대되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어민들을 돕기 위해 직거래 장터도 개설한다. 이달 중 삼성전자 서초사옥 등 전국 21개 사업장에 직거래 장터를 개설하고, 농산물과 지역상품을 구입할 예정이다. 계열사 임직원 1만여명은 전국 200개 농촌 봉사 활동에도 참여한다.

LG그룹 핵심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총 400억원의 자금을 조성해 협력사에 최대 10억원까지 무이자로 대출해주기로 했다.

이른바 '유 드림(You Dream)' 프로그램. 대출자금은 설비 투자 차원의 상생협력자금 및 신기술 개발과 R&D 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협력자금 등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이달부터 협력사의 신청을 받은 뒤 심의를 거쳐 업체당 최대 10억원까지 무이자로 빌려준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높은 이자가 부담되거나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저금리 대출인 동반성장 펀드(1750억원)를 운영 중인 LG디스플레이는 이번 400억원 무이자 대출로 총 2150억원 규모로 협력사 자금 지원을 하게 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엔화·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 부진과 메르스 타격으로 인한 내수 경기가 침체되는 가운데 협력사의 재정 부담을 분담하고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무이자 대출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