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기살리자"…400억 푸는 LGD
LG디스플레이가 협력사에 최대 10억원씩 무이자로 빌려주는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이를 위해 총 400억원의 자금을 조성했다. 중소 협력사의 재정 부담을 해소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는 행보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협력사 지원책 ‘유 드림(you dream)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2일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엔화·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 부진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타격으로 인한 내수 침체로 협력사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직접 기획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 사장은 “협력사가 잘 돼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최대 10억원 무이자 대출

이 프로그램은 이달부터 본격 운영한다. 협력사가 자금 지원 신청을 하면 심의를 거쳐 업체당 최대 10억원까지 최장 3년간 무이자로 자금을 빌려준다. 지원 범위는 설비 투자를 위한 상생협력자금, 신기술 개발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협력자금 등으로 나눴다.

한 사장은 “협력사가 재정적 어려움 없이 기술 및 사업 경쟁력 향상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력사의 생산성과 품질이 향상되면 LG디스플레이는 좋은 부품을 공급받아 경쟁력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LG디스플레이 내 상생전담조직을 총괄하는 김동수 구매그룹장(전무)은 “혼자 빨리 가는 게 아닌 함께 멀리 가는 방법을 고민하라는 게 한 사장의 주문”이라며 “회사와 협력사가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춰 상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 등 금융회사의 높은 이자가 부담되거나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사들이 자금난을 해결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협력사와 소통 강화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동반성장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자금 지원, 경영역량 강화, 열린 소통 등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에 노력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2007년 7월 업계 최초로 협력사 지원 전담부서인 상생전담조직을 신설한 것이다. 금융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동반성장펀드, 네트워크론, 상생보증프로그램 등 맞춤형 자금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LG디스플레이가 지금까지 협력사에 지원한 자금은 4981억원에 달한다.

협력사와의 소통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매년 협력사와 ‘동반성장공유회’를 열고 상생협력 추진 방향을 논의한다. 지난해 2월엔 협력사 소통 채널인 ‘동반성장포털’ 사이트를 개설해 교류를 더욱 확대했다.

김 전무는 “협력사에 도움을 주면 한국 디스플레이산업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동반성장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