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잭 웰치 "기업경영은 팀워크 중요한 컬링 같아…리더는 얼음판 닦듯 장애물 제거해야"
“이 책에는 내가 40년 동안 제너럴일렉트릭(GE)에 있으면서, 그리고 최근 15년 동안 경영연구소 운영으로 많은 기업의 경영에 관여하면서 깨달은 비즈니스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잭 웰치의 마지막 강의는 GE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4000% 성장이라는 기적 같은 성과를 이룬 잭 웰치가 55년의 비즈니스 노하우를 집대성한 책이다. 2005년 위대한 승리 이후 10년 만의 신작이다. 웰치는 서문에서 “오늘 배워서 내일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최상의 기법과 빅 아이디어에 대한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가이드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썼다”고 말한다.

그래픽 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
그래픽 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
비즈니스는 궁극적으로 단체경기다. 비즈니스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하는 것이다. 저자는 비즈니스를 “모든 조언과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돕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그는 리더의 역할을 컬링(사진)에 비유해 설명한다. “한 선수가 목표를 향해 얼음판에서 스톤을 밀면, 다른 두 선수는 빗자루로 얼음판을 미친 듯이 닦으며 장애물을 제거한다. 진정한 리더는 이처럼 얼음판을 문질러 닦으며 장애물을 제거하는 선수들처럼 행동해야 한다.” 여기서 ‘장애물’은 고질적인 관료주의적 규칙을 뜻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유능한 리더는 에너지를 발산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능력과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을 지닌 사람이다. 또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결단력을 겸비했을 뿐 아니라, 이 모든 자질에 열정을 더한 사람이다.

구멍가게를 운영하든 다국적 기업을 운영하든 기업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데 유용한 세 가지 지표가 있다. 첫째는 직원 만족도, 둘째는 고객 만족도, 셋째는 현금 흐름이다.

저자는 고객 만족도를 측정할 때는 ‘순수 추천 고객 지수(NPS·net promoter score)’를 활용하라고 권한다.

경영컨설턴트 프레더릭 라이헬드가 개발한 고객만족도 측정 시스템인 NPS는 ‘우리 회사 상품, 서비스를 친구나 동료에게 추천할 의향이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춘다. 고객친화적인 아마존, 애플의 NPS 점수가 100점 만점에 70점으로 조사된 데 비해 케이블TV처럼 독점적 기업들은 대체로 30점 안팎에 불과했다.

저자는 마케팅의 핵심 원칙을 “적절한 상품이 적절한 팀에 의해 적절한 곳에 적절한 메시지와 더불어 적절한 가격에 제공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과업체인 오레오는 내부 팀들이 부서 간 경계를 뛰어넘어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삼았다. 2013년 슈퍼볼경기의 3쿼터 경기 중 경기장이 갑자기 정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오레오는 트위터로 ‘어둠 속에서도 비스킷을 먹을 수 있습니다’라는 홍보를 곧바로 벌였다. 한 번의 트윗으로 오레오 브랜드는 미디어에 5억2500만회 노출되는 성과를 거뒀다. 슈퍼볼 경기를 시청한 인원보다 훨씬 많았고, 100개국 이상에서 화제가 됐다.

저자는 성공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조언으로 ‘분별력을 지닌 직원을 파견하라’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사소한 것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라’ ‘해외 공장은 확장과 혁신을 위한 전초기지다’ 등을 제시한다.

유니레버는 아시아에 샴푸를 판매하기 시작할 때 대부분의 소비자가 한번에 한 통을 살 만한 돈이 없다는 걸 알고는 1회용 샴푸를 제작해 싼값에 팔았다. 이 아이디어는 다른 시장에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며 세계로 확대돼 큰 성공을 거뒀다. 이처럼 해외시장은 수출이나 조달을 위한 곳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워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곳이다.

저자는 직원들의 동기부여에는 보상이 절대적이지만, 재미있고 신나며 자율적으로 일하는 환경을 뜻하는 ‘와우(wow)’라는 수단도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리더는 조직을 초등학교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 집과 같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재미있는 놀이거리가 많기 때문에 모든 친구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던 곳처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한다.

웰치는 퇴직을 다시 시작할 기회로 생각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이 가능했고, 하나의 경력이 끝났다고 삶이 끝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일은 위대한 것이다. 일이 곧 삶이고, 우리가 예전부터 지금까지 한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강경태 < 한국CEO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