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주요 차종에 대한 무이자할부 등 공격적 마케팅으로 ‘메르스 불황’을 딛고 내수 판매 반등에 성공했다. 기아자동차는 쏘렌토와 카니발 판매 호조 덕에 올 들어 실적이 크게 늘었다. 쌍용자동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선전에 힘입어 2005년 12월 이후 월간 최다 판매기록을 세웠다.
현대·기아차, 6월 내수판매 '불황 탈출'
○무이자 할부 ‘승부수’ 통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6만2802대, 해외 34만5224대 등 40만8026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발표했다.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4.8% 늘고 해외는 2.2% 감소했다. 현대차는 올 들어 내수시장에서 지난 3월(0.3% 증가)을 빼고 모두 월간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2월과 5월에는 판매량이 8% 이상 줄기도 했다.

현대차는 5월부터 아반떼, 쏘나타,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36개월 무이자 할부’ 승부수를 던졌다. 이 회사가 무이자 할부를 내건 것은 1997년 12개월 무이자 할부 이후 18년 만이다. 금융비용 부담이 큰 36개월 무이자 할부는 사상 처음이다.

쏘나타는 무이자 할부 덕에 지난달 9604대 팔리며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1255대로 전년 동기보다 2.3배 더 많이 팔렸다. 오는 9월 풀 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이 나오는 아반떼도 6위(7023대)에 오르며 선전했다.

지난달 초 디자인과 상품성을 강화해 새로 출시한 싼타페가 9073대(16.1% 증가)로 국내 SUV 가운데 판매 1위에 올랐고 투싼도 4929대(27.8%)로 선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SUV 부문을 강화하면서 판매를 회복했다”며 “하반기에는 쏘나타 디젤과 터보 등 신모델을 늘리고 판촉도 강화해 내수시장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달에는 무이자 할부를 아반떼에만 적용하고 쏘나타 등 주요 모델은 100만원 할인할 예정이다.

○쌍용차 10년 만에 월간 최다 판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 4만5010대, 해외 21만8917대 등 26만3927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8% 늘었다. 중형 SUV 쏘렌토가 작년(구모델)보다 5배 증가한 7212대 팔리며 전체 순위 5위에 올랐다.

미니밴 카니발은 6380대(49.3% 증가) 판매됐다. 대형 SUV 모하비는 1198대로 출시 두 달째였던 2008년 3월의 역대 최고 기록(1159대)을 경신했다. 기아차는 오는 15일 출시할 예정인 신형 K5 등을 통해 판매 증가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K5는 지난달 22일 접수를 시작한 사전계약 대수가 4000대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지난달 내수 8420대, 수출 3952대 등 1만2372대를 판매했다.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63.3% 늘어 2005년 12월(9544대)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주력시장인 러시아와 동유럽의 불황으로 41% 줄었다.

○현대차 2년 연속 중국 판매만족도 1위

현대차는 이날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발표한 ‘2015 중국 판매만족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성장세가 꺾인 중국에서 부활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이번 조사 대상 71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800점이 넘는 812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베이징현대는 작년에도 1위였다.

기아차 중국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도 전체 업체 평균 682점을 크게 웃도는 744점으로 7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국 현지업체들이 저가 신모델을 쏟아내고 해외 합작업체의 판촉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얻은 성과”라며 “가격 인하나 무리한 판촉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와 서비스 등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