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대와 연결된 벤처기업이 224개라는 외신 보도다. 주로 도쿄대 학생과 교수가 창업한 기업들이다. 기업가치가 9600억엔(약 9조원)을 돌파했다. 상장한 기업도 16개나 된다. 5년 만에 두 배나 불어났다. 일본 역사상 네 번째의 벤처 붐을 도쿄대가 주도한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도쿄대의 놀라운 변신이요 아베노믹스가 낳은 또 다른 혁신이다.

이들 벤처는 물론 IT와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잉태된다. 지난해 매출 1100억엔(약 1조원)의 대박을 터뜨린 소셜네트워크의 강자 믹시도 도쿄대 벤처다. 포핀은 중국 기업 바이두가 인수했고 교수들이 창업한 샤프트는 구글이 사들였다. 도쿄대 벤처의 위력은 외국 기업들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내년부터 5년간 벤처기업 200개를 미국 실리콘밸리에 파견, 사업파트너를 확보하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더욱 엄청나다. 베이징대와 칭화대 인근인 중관춘에는 벤처를 꿈꾸는 학생들로 넘쳐난다. 매년 수천명이 도전한다. 바이두나 텐센트 등 세계적 기업들도 바로 중관춘에서 출발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중국 벤처들이 매년 10개 이상 된다는 얘기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지금도 젊은이들의 열정이 이글거린다.

이에 비해 서울대는 정확한 통계조차 갖고 있지 않다. 관련 분야 교수들은 30~40여개로 추산하고 있다. KAIST는 21개로 알려져 있다. 나스닥 상장은 언감생심이다. 한국의 미래는 중국이나 일본에 이미 뒤처진 것이다. 국내 벤처 성공사례로 꼽는 것은 고작 네이버 다음 카카오 정도다. 하지만 이들 일부는 이미 사이비 언론 흉내나 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권력기구화해 기득권을 즐기고 있을 뿐이다. 정부는 벤처 육성을 줄기차게 외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 벤처인가. 그 본질은 무엇이며 과연 무엇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끌고 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