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부산을 기반으로 한 무학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7% 남짓이었다. 그해 11월 저도주(16.9도) ‘좋은데이’ 등장은 변화의 시작이었다. 2010년 10%로 올라선 뒤 지금은 14%대로 점유율을 높였다. 수도권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주가는 어느새 6만원을 넘어섰다.
무학 '좋은데이'로 잘 나간데이~
○부산에서 전국으로 영역 확장

1일 무학은 1.11% 오른 6만3800원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69.9% 상승했다. 사상 최고가다. ‘순하리’를 앞세운 롯데칠성의 공격에 지난 4월 말 3만원대로 떨어지는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출시하며 바로 반격에 나섰다. 추락 후 반등세는 더 가팔랐다. 지난달 22일 처음 6만원대를 뚫은 후 연일 신고가 행진 중이다. 서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수도권에서 20%의 점유율을 확보하면 지난해 매출 대비 60.6%, 점유율 30%를 넘어가면 90.9%의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코올 도수 13.5도에 과일향을 첨가한 컬러시리즈가 수도권 공략의 선봉장이다.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는 지난 5월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1000만병 넘게 팔렸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일소주가 분기 기준으로 1000만병이 판매된다고 가정할 경우 분기별 소주 매출은 7~8%의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무학은 기존 레드(석류), 스칼렛(자몽), 옐로(유자), 블루(블루베리)에 이어 다섯 번째 핑크로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종수 무학 수도권 영업본부장(전무)은 “컬러시리즈 인기로 수도권에서 좋은데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과일소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 소주시장의 1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무학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14%대로 ‘참이슬’을 만드는 하이트진로(47%), ‘처음처럼’의 롯데칠성(17%)에 이은 3위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8.1%로 세 회사 중 가장 높았다.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률은 5.0%, 롯데칠성은 4.5%에 그쳤다.

점유율 상승의 발판이 될 기초체력을 갖춰놓은 것도 무학의 강점이라는 평가다. 올 1분기 기준 무학의 현금성자산은 289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창원1공장의 1.6배 규모인 2공장을 완공해 선제적인 생산 준비도 마쳤다.

○치열한 경쟁 속 마케팅비가 관건

저도주의 유행이 소주시장 판을 키우고 있지만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롯데칠성, 무학에 이어 하이트진로도 지난달 ‘자몽에이슬’ 출시로 과일소주시장에 뛰어들었다.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만큼 무학과 롯데칠성에 빼앗긴 시장을 회복하는 속도도 빠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무학은 새로운 시장인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마케팅비용을 써야 한다. 여론조사기관 마케팅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경남과 울산에서 무학의 시장점유율은 90%, 부산 지역에서는 70%에 이르지만 수도권은 1.1%에 불과했다. 마케팅비용을 포함한 무학의 판매관리비 규모는 2012년 496억원에서 2013년 513억원, 지난해는 570억원으로 증가했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일소주 매출 증가 효과가 수도권 공략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을 얼마나 상쇄할지가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