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민 아이소이 대표가 서울 군자동 사옥에서 ‘불가리안 로즈 블레미쉬 케어 세럼’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이진민 아이소이 대표가 서울 군자동 사옥에서 ‘불가리안 로즈 블레미쉬 케어 세럼’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서울 군자동에 있는 천연화장품 업체 아이소이 사옥. 이곳에는 각층 계단마다 글귀가 적혀 있다. “몇 층에 올라가시든 목적지는 잊지 마세요.” “혼자 올라가면 열심히 가봐야 옥상일 뿐, 함께 올라가면 아시아 넘버원 천연화장품 회사.”

카피라이터 출신인 이진민 아이소이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것이다. 그는 2013년 이곳으로 사옥을 옮기며 계단에 아이소이의 꿈을 새겨 넣었다. 이 대표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실현하는 1등 천연화장품 회사가 되고,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등급 ‘로즈 오일’로 차별화

이 대표는 국내 광고계에서 유명한 여성 카피라이터였다. 금강기획, 제일기획에서 15년간 일했다. ‘한국 지형에 강하다, 애니콜’ ‘나는 나, 톰보이’ 등의 광고가 그의 머리와 손을 거쳐 나왔다.

하지만 만족하지 못했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한 이 대표의 꿈은 따로 있었다. “여성을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2009년 그는 여성들의 ‘영원한 꿈’인 아름다움을 위해 아이소이를 설립했다. 아이소이(Isoi)는 ‘아임 소 인텔리전트(I’m so intelligent, 나는 매우 똑똑하다)’에서 따왔다. 이 대표는 “피부가 민감해 고생했는데 천연화장품을 쓴 이후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며 “여성에겐 먹는 것 다음으로 바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1등 천연화장품 회사로 가는 첫걸음은 차별화된 원료였다. 원료를 찾아 이 대표는 유럽 산지를 수차례 돌아다녔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것이 ‘불가리안 로즈 오일’이었다. 장미 3000송이를 끓이고 식히는 작업을 반복해 나온 원액이다. 재생력과 침투력이 뛰어나 피부에 빠르고 깊숙이 영양을 공급해준다. 그는 “식힌 장미잎을 다시 말려서 짜는 2, 3등급 원액을 쓰는 업체는 많지만 약품용으만 쓰이는 1등급 불가리아 로즈 오일을 화장품에 적용한 사례는 없었다”며 “다른 회사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1등급 원료를 선택했다”고 했다.

원가 부담을 줄일 방법도 찾았다. 불가리아 로즈 오일은 시중에서 1mL에 100만원에 팔린다. 이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원료 수입 사업도 함께 진행했다”며 “원료를 직접 대량으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전 직원 100% 무상 해외연수

이진민 아이소이 대표 "1등 천연화장품 회사 되려 1등급 원료만 써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자신의 전공과 다름없는 광고를 직접 기획했다. 아이소이 광고에서 가수 아이유는 브랜드명을 계속 반복하는 노래를 부른다. 그는 “아이소이란 브랜드명을 확실히 알리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또 “브랜드명을 알렸으니 이제 좋은 성분을 강조하는 광고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여성 고객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노력으로 최근 아이소이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2009년 24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20억원으로 뛰었다. 20~30대를 중심으로 천연화장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소이의 대표상품 ‘불가리안 로즈 블레미쉬 케어 세럼’은 2012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100만병을 넘어섰다.

이 대표는 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설립 이후 지금까지 입사 2년차 이상 전 직원에게 해외연수 겸 여행을 보내주고 있다. 비용은 모두 회사가 부담한다. 1년에 1~2회 전 직원이 국내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매월 둘째, 넷째주 목요일엔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는다. 주제는 커피, 와인, 춤, 인문학 등 다양하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