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 0.7%↑…가뭄에 채소값 급등
정부, 농산물 가격 안정대책 마련·시행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째 0%대를 기록했다.

경기침체 속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뭄 등의 영향으로 배추, 파 등 채소류 가격은 급등했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 안정대책을 조식히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7% 올랐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0.5%)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7개월째 0%대 상승률에서 벗어나지 못해 불황형 저물가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담뱃값 인상 요인(0.58%포인트)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플러스로 돌아섰다.

지난 5월까지 담뱃값 인상을 요인을 감안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였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0% 상승해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2.2% 올라 역시 6개월째 2%대를 보였다.

생활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0.1% 하락했다.

채소류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신선식품지수는 6.1% 올랐다.

2013년 8월 이후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가 21개월 만인 지난 5월 플러스로 반전한 뒤 2개월째 상승세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가뭄으로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이 올라 물가 상승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가뭄 등으로 4.1%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파(91.9%), 배추(90.9%), 무(34.3%), 참외(23.2%), 마늘(21.0%), 고춧가루(11.1%), 돼지고기(8.0%) 값이 뛴 영향이다.

배추와 파의 가격 급등에는 몇 년간 가격이 좋지 않아 농민들이 재배 면적을 줄인 영향도 있었다.

배추 가격 상승률은 2013년 2월 182.9% 이후 2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공업제품은 0.1% 내렸다.

등유(-25.5%), 자동차용 LPG(-22.6%), 경유(-14.9%), 휘발유(-14.9%) 등 유류제품에서 저유가 영향이 지속됐다.

남자학생복(-19.1%)과 TV(-12.6%) 가격도 많이 하락했다.

서비스 가격은 1.6% 상승해 물가를 전체적으로 0.90%포인트 끌어올렸다.

전세가격은 3.5%, 월세는 0.3% 올라 집세 전체로는 2.5%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가격은 0.5% 상승했다.

하수도료(8.0%), 요양시설이용료(6.5%), 외래진료비(1.9%) 등이 올랐고 부동산중개수수료는 2.6% 내렸다.

개인서비스 가격은 1년 전보다 1.9% 올랐다.

학교급식비(10.1%), 구내식당식사비(5.5%), 공동주택관리비(3.7%), 중학생 학원비(3.3%)는 상승했다.

해외 단체여행비(-8.0%)와 국제항공료(-8.7%)는 내렸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후반부로 갈수록 소비자물가의 상방 요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재훈 물가정책과장은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실물경제가 개선돼 수요측 물가 하방 압력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과장은 "이란 핵협상 추이 등 지정학적 요인과 여름철 기상재해 등 변동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기상여건 등 물가 변동 요인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서민 생활과 밀접한 체감물가를 철저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가뭄 여파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농산물 가격 안정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세종연합뉴스) 이광빈 김동호 박초롱 기자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