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40% 뛴 벤츠, 소비자만족 1위 겹경사
‘제1회 한경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메르세데스벤츠는 정량평가에서는 렉서스에 뒤진 2위였지만 정성평가(설문조사)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지난해 판매량을 1년 전보다 42% 이상 늘리면서도 소비자 만족도 부문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차량 정비를 할 수 있는 작업대가 부족해 수리기간이 길어진 점은 개선사항으로 꼽혔다. 브리타 제에거 벤츠코리아 사장은 30일 “올해 작업대를 40% 이상 늘려 평균 수리기간을 대폭 줄이겠다”고 말했다.

◆판매량 급증에도 소비자 불만 적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벤츠는 3만5213대로 사상 처음으로 3만대를 돌파했다. 1년 전보다 42.1% 늘어난 것으로 세계 벤츠 법인(41개) 중 1위였다. 국내 수입차 업체 평균 증가율(25.5%)을 훌쩍 넘어섰고 KICSI 평가 대상 10개 업체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일반적으로 판매량이 급속히 늘어나면 소비자 불만도 덩달아 증가한다. 그러나 벤츠는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전체 민원 수에서 5위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판매량 대비 민원 수는 3위로 상위권에 속했다.

벤츠는 ‘고급차의 보험료가 비쌀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 벤츠의 차값 대비 자동차 보험료는 두 번째로 저렴했다. 이 때문에 정성평가 지표인 소비자 만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만족도를 조사한 소비자 설문의 5개 부문 중 약속 이행, 신속성, 신뢰성, 서비스 장비 등 4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정성평가에서 81.7점으로 렉서스(81.1점)를 제쳐 종합 순위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작업대 부족은 문제점으로 꼽혔다. 지난해 판매된 1만대당 작업대 수는 145.7개로 전체 7위에 그쳤다. 차량에 비해 작업대가 모자라다 보니 평균 수리기간도 6.2일로 5위에 머물렀다. 통상 무상 보증기간인 3년 뒤에 차량 수리가 급증하는 점을 감안하면 1~2년 뒤 벤츠코리아는 ‘정비대란’을 겪을 수도 있다. 벤츠 판매량은 2013년 이후 해마다 20% 이상 증가하고 있어서다.

◆“작업대 수 43% 늘릴 것”

제에거 사장은 정비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말 34개였던 서비스센터 수를 올해 말까지 45개로 늘리고 작업대 수도 513개에서 730개 이상으로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년 만에 서비스센터를 32%, 작업대 수는 43%가량 늘리겠다는 얘기다.

제에거 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이 차량 수리비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부품값을 평균 5% 가까이 인하하고 경기 안성시에 520억원을 들여 부품물류센터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4대 손해보험사와 협약을 맺어 자동차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내리고 차량 수리비와 보험료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에거 사장은 “한국의 딜러사들이 대규모 투자나 직원 교육 면에서 적극 지원해준 덕분에 KICSI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수입차업체 리더로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