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지역 발주 지연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해외 건설 수주액이 급감했다. 수주 텃밭도 중동에서 ‘중동을 뺀 아시아’ 지역으로 바뀌었다.

국토교통부는 올 상반기 해외 건설 수주액이 25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375억달러에 비해 32.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유가 하락세, 중동 지역 정세 불안, 해외 건설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기반시설 수요가 늘어난 ‘중동을 뺀 아시아’ 지역이 상반기 전체 수주액의 51.2%인 130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투르크메니스탄 가스 액화 처리공장(38억9000만달러) 등 대규모 플랜트 공사 수주에 힘입었다. 이 지역 수주액은 지난해 상반기(62억2000만달러)의 두 배를 넘었다.

반면 유가 하락 여파로 발주 물량이 줄어든 중동 지역에서는 수주액이 69억6000만달러(비중 27.3%)에 그쳤다. 한화건설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회기반시설(21억2000만달러) 사업을 따냈지만 지난해 상반기(247억4000만달러)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상반기 국내 건설회사들의 해외 진출 국가 수는 작년에 비해 11개국 늘어난 87개국으로 집계됐다. 해외 진출 기업 수는 전년 동기보다 1개사 늘어난 182개사였다. 중견기업 수주액은 지난해 상반기 1억9000만달러에서 올해 4억4000만달러로, 중소기업(하도급 포함)은 지난해 14억달러에서 올해 14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