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전체생산 전월비 0.6%↓…기업체감경기 6년여만에 최악
정부, 재정보강 신속 추진…경기보완 노력 강화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5월 전체 산업생산이 3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기업의 체감경기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악화됐다.

정부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본격화된 6월의 산업활동 지표는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이달의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6% 줄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월별 산업생산은 지난 2월 2.2% 증가했다가 3월(-0.5%), 4월(-0.4%)을 포함해 3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5월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1.3% 감소했다.

통신·방송장비(22.1%), 석유정제(3.0%)에서 증가했지만 자동차(-3.7%), 반도체(-4.8%)가 부진하면서 2개월 연속 줄었다.

이는 수출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5월에는 전월보다 반도체(-7.9%), 자동차(-3.5%), 화학제품(-4.3%)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모두 부진했다.

제조업 재고는 한 달 전보다 1.1% 줄었다.

재고율은 127.3%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해 7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0.7%포인트 하락한 73.4%를 나타냈다.

서비스업 생산은 0.4% 줄었다.

예술·스포츠·여가(6.8%), 운수(1.2%)에서 증가했지만 도소매(-1.3%), 전문·과학·기술(-3.2%)이 감소했다.

반면에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변동이 없었다.

가전제품을 포함하는 내구재(-1.1%) 판매는 감소했지만, 의복 같은 준내구재(0.8%)와 차량연료 등의 비내구재(0.3%)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소매업태별로는 편의점(8.4%), 승용차·연료 소매점(6.6%), 대형마트(5.8%), 무점포소매(5.0%), 전문소재점(1.3%)의 판매가 증가했고 슈퍼마켓(-2.7%) 판매는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한 달 전보다 1.3% 감소하고, 건설기성(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은 2.0% 증가했다.

건설수주의 증가세도 이어졌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신규주택, 사무실·점포, 철도·궤도 등에서 늘면서 전년 동월에 비해 84.5% 증가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에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상승했다.

전백근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5월에 자동차와 시스템반도체 수출이 부진했다"면서 "이 영향으로 제조업 지표가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전 과장은 지난달 20일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메르스는 그 후로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해 5월 소비동향 지표 등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5월 산업활동 동향 및 평가 자료에서 "메르스 영향, 그리스 채무 관련 협상 난항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확대돼 6월에도 부진이 지속·심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경제가 정상적인 회복 궤도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15조원 이상의 재정 보강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메르스 조기 종식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경기 보완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기업의 6월 체감경기는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5년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보면 제조업의 6월 업황 BSI는 66으로 집계돼 5월(73)보다 7포인트 떨어지면서 두 달째 하락세를 보였다.

이달 지수는 2009년 3월 56을 기록한 이후 6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월호 사고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작년 5월(79)과 6월(77)보다도 훨씬 낮다.

7월 업황 전망BSI도 67로 조사돼 5월에 조사했던 6월 전망치(76)보다 9포인트나 하락했다.

(세종연합뉴스) 이광빈 김동호 박초롱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