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조정 거쳐 4분기 실적 장세로 탄력"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증시도 덩달아 급락하며 불안정성이 심화된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그리스 사태에 따른 충격은 단기적이라며 증시는 당분간 조정을 거쳐 실적 장세로 이어지면서 반등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2228.96)을 넘어 2,300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30일 대신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KDB대우증권(이상 가나다순) 등 국내 주요 증권사 6곳의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반기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는 1,850∼2,300으로 제시됐다.

이중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 밴드로 1,870∼2,300을 전망하며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높은 상단을 제시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궁극적으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가능성이 작은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글로벌 유동성 랠리는 아직 충분히 여유가 있다"며 하반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유럽의 경기 회복세가 증거로 나타나고, 국내 기업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며 역사적 장중 고점을 넘을 것"이라며 "실적 장세 확인이 미국 금리 인상의 걱정을 덜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하반기 코스피가 2,000∼2,250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은 국내 증시가 3분기에 방향성 없이 등락을 반복하다 4분기에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코스피의 등락 범위로는 1,980∼2,280선을 제시했다.

작년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충격'에 따른 전반적인 기업의 실적 부진이 기저효과로 작용하며 올해 3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4분기부터 증시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월까지 2분기 실적 시즌이 이어지다보면 관망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4분기에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3분기 기업 실적이 발표되며 전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하반기에 코스피가 1,950∼2,250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큰 그림에서 보면 지난 4년간 기업의 이익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이었는데 올해는 연간으로 놓고 보면 이익 감소세가 마무리되는 단계"라며 "시장에 긍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대체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9월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 투자전략센터장은 "9월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뤄지고 인상 속도가 완만하게 이뤄진다고 전제하면 그동안 주가 흐름이 부진했던 대형주의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지수의 중심 레벨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미국 금리 인상 시기를 9월로 예상한다"며 "9월 인상시 우리 예상대로 3분기 조정과 4분기 강세가 가능하지만 12월 인상시에는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지고 반등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 코스피 예상 범위를 1,930∼2,230을 제시했다.

그리스 디폴트 사태가 그리스 주변국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국내 증시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지만 일각에서는 그리스 사태의 여파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양 리서치센터장은 "그리스 이슈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재정 취약 국가들로 전이되면 글로벌 시장이 휘청거리며 조정의 길이와 폭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은 1,850∼2,200으로 비교적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놨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렉시트가 다른 유로존 국가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있어서 위기감이 증폭될 수 있다"며 "심리적인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

안 리서치센터장은 이어 "미국의 금리 인상을 전후로 유동성에 대한 우려감이 작용하는데다 하반기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반기에 2,200선을 쉽게 돌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임수정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