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미쏘’
이랜드 ‘미쏘’
“10만원이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째로 새옷을 장만할 수 있습니다.”

이랜드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미쏘는 이런 문구를 내걸고 올 신상품 1000여종을 최대 50% 싸게 파는 여름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행사 기간이 지난 17일부터 오는 8월9일까지 54일간으로, 지난해 여름 세일(42일)보다 12일 늘어났다. 여성 반바지와 청바지를 4만원 할인한 2만9000원에 내놨고 셔츠는 1만5000원, 샌들은 1만9000원에 팔고 있다.

최대 90% 파격세일…판 커진 'SPA 여름 전쟁'
SPA 상품을 더욱 ‘착한’ 값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미쏘 외에도 유니클로, H&M, 자라, 스파오, 에잇세컨즈, 탑텐 등 국내외 SPA 브랜드가 일제히 여름 세일에 들어갔다. 업체마다 인기 상품을 전진 배치하고 할인 폭은 키운 점이 눈에 띈다.

유니클로는 다음달 19일까지 매주 품목을 바꿔가며 여름철 인기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다음달 2일까지는 여름 내의 ‘에어리즘’과 여성 바지, 남성 셔츠 등 120여종을 3000~1만5000원씩 깎아준다. H&M, 자라, 갭, 망고, 조프레시 등도 봄·여름 의류를 50% 안팎 할인 중이다. 일부 미끼상품은 할인율이 80~90%에 이른다.

에잇세컨즈
에잇세컨즈
토종 SPA들도 ‘맞불 세일’에 나섰다. 이랜드 스파오는 다음달 5일까지 남성복, 여성복, 잡화 등의 올여름 신상품을 최대 50% 싸게 판다. 최근 매진 행렬이 이어진 어벤져스, 스타워즈 등 그래픽 티셔츠도 1만59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값을 내렸다. 제일모직 에잇세컨즈는 다음달 31일까지 의류, 신발, 가방 등 전 제품을 최대 반값에 할인 판매한다. 신성통상 탑텐은 그래픽 티셔츠 두 장을 묶어 1만5900원, 컬러 베이직 티셔츠는 두 장에 7900원으로 20~50% 할인한다.

SPA 브랜드들의 여름 세일은 연례행사지만 SPA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세일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성호 조프레시 마케팅담당 이사는 “통상 SPA의 여름 세일 평균 할인율은 30~50% 선인데 올해는 할인율이 더 높아지고 대상 품목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점차 호전되고, 업체들의 ‘통 큰 세일’이 더해지면서 SPA 매장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 서울 명동 눈스퀘어 쇼핑몰의 황지영 차장은 “SPA 브랜드가 대규모 세일을 하며 메르스로 주춤했던 소비심리가 조금씩 풀리는 모습”이라며 “H&M과 자라 매장은 최고 90%에 달하는 파격적인 할인율 덕에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