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글로벌 그로스펀드, 올해만 500억 유입…중산층 소비패턴 꿰뚫었더니…올 14% 수익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올 들어서만 8조5812억원(14.7%)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해외 주식형펀드엔 2조7000억원이 몰렸지만 지역별 편차가 컸다. 각 지역 증시에 대한 전망이 제각각이어서다. 이런 가운데 긴 시간 흔들리지 않고 펀드 수와 설정액이 증가하는 테마펀드가 있다. 각국 유망주에 분산 투자하는 글로벌 주식형펀드다. 올해에만 4000억원 넘는 돈이 몰렸다.

◆미국 비중 60%…변동성 작아

글로벌 주식형펀드 중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그로스펀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14.79%(펀드평가사 제로인, 23일 기준)로 전체 1위다. 글로벌 그로스펀드는 작년 4월15일 설정된 신생 펀드다. 누적 수익률이 35.51%에 달하면서 올해에만 400억~500억원이 유입됐다.

미래에셋운용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릴 펀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최대인 12개국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서다. 미국 영국 호주 중국 등 각 현지법인이 실시간 종목을 분석하고 이를 펀드 운용에 즉각 반영할 수 있는 구조다.

글로벌 그로스펀드는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다만 적절한 수준의 변동성 관리도 병행한다. 지금은 미국 비중이 63.66%로 높지만 중국(6.22%) 프랑스(3.63%) 독일(2.85%) 덴마크(2.85%) 인도(2.0%) 등 다른 국가 비중을 꾸준히 높이는 게 대표적인 예다. 지수연동형인 상장지수펀드(ETF)를 많이 편입하는 것도 수익률의 단기 급등락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 펀드는 현재 미국의 바이오테크 ETF, 레저 ETF 등을 담고 있다.

◆‘신흥국 부자 소비’에 초점

글로벌 그로스펀드의 매니저들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환경 변화는 신흥국 내 중산층 증가다. 미래에셋운용은 신흥국 중산층이 2020년 10억명, 2030년 20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을 선별, 투자하는 배경이다.

인구 고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헬스케어 업종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이 2050년 전체 인구의 16%에 달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빅데이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물인터넷 등 혁신 기술에 강점이 있는 기업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지난 4월 공개된 자산운용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그로스펀드는 정보기술(IT) 업종에 가장 많은 34.80%의 자산을 투입하고 있다. 다음으로 독과점 소비재 33.60%, 헬스케어 26.60%, 소재산업 4.30% 등의 순이다. 개별 종목 중에선 미국 사이버 보안업체 팔로알토네트웍스, 의약품 유통업체 매케슨, 전기차업체 테슬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멕시코음식 전문점 치포틀레 멕시칸그릴 등의 비중이 높다.

이 펀드는 순자산의 10%를 초과하는 통화에 대해 90% 이상 환헤지를 하고 있다. 환율 변동 위험을 대폭 낮춘 것이다. 총보수는 연 1.58%(A클래스 기준)다. 목대균 미래에셋운용 글로벌투자부문 이사는 “세계 기업 중에서 나홀로 성장할 만한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수익률의 관건”이라며 “과세이연 효과가 있는 연금저축계좌를 활용하면 장기 안정적인 수익에 세제 혜택까지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