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다시 파행상태다. 새정치국민연합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구실로 모든 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거부해서다. 엊그제 처리예정이었던 관광진흥법개정안, 자본시장법 개정안(크라우드펀딩법) 등 모두 61개 법안 처리가 또 무산됐다. 6월 국회에서는 정쟁에서 벗어나 민생 국회로 나가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한 사람은 정작 야당 원내대표였다. 하지만 이 말이 나온 지 불과 보름도 채 되기 전에 여야는 다시 정쟁에 돌입하고 민생법안들을 내팽개치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마저 “기가 막힌 사유들로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법안을 열거하는 것이 어느덧 국무회의의 주요 의제가 돼버린 현실정치가 난감할 따름”이라고 말한, 바로 그런 정황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3%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일반 국민들은 ‘정쟁’이나 ‘국회 파행’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몸서리를 친다. 국회가 존재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는 국민들만 늘고 있다. 의회 독재를 견딜 수 없다며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라는 여론까지 적지 않다. 대통령의 국회법 거부권 행사에 대한 찬반조사에서 찬성 응답이 반대보다 높았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무엇보다 소수당의 횡포를 정당화하는 ‘국회선진화법’이 큰 걸림돌이다. 툭하면 국회를 정쟁으로 몰아붙이고 보이콧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법안 하나를 처리하려 해도 관계없는 법안을 맞교환하는 정치적 야합도 마찬가지다. 지금 다른 국가들은 앞장서 달려가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까지 높은 성장세다. 일본마저 한국보다 훨씬 높은 경제성장률을 자랑한다. 국제 정세도 급변하고 있다. 자칫 국제정세의 흐름을 놓쳐 나라의 명운이 결딴나는 사태가 다시 올까 걱정이다. 정치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국가는 자멸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