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생물자원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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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구 기자 ] “낙동강 ‘녹조라떼’가 큰일이라고 하잖아요. 4대강과 연결지어 독소나 악취 문제에 관심이 쏠렸죠. 하지만 안 좋게만 볼 건 아닙니다. 녹조는 조류(藻類)의 일종으로 자원화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요. 훌륭한 미래산업 자원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2일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에서 만난 안영희 초대 관장(57·사진)이 힘줘 말한 대목이다. 그는 균형 잡힌 접근을 강조했다. 부정적 측면만 보고 생물자원으로써의 가치까지 외면하지 말자는 것이다.

안 관장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강이나 호수에서 흔히 발생하는 녹조류는 증식속도가 엄청나다”면서 “이른바 녹조라떼를 만든 생장속도로 인해 미래식량 자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 의약품, 기능성 제품, 바이오에너지 신소재 등 활용도가 다양하다고 귀띔했다.

낙동강생물자원관은 경북 상주에 건립돼 다음달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기존 국립생물자원관과의 차이점은 담수(민물)생물자원의 체계적 조사·연구에 특화됐다는 것. 남한에서 가장 긴 강이자 담수생물자원의 보고인 낙동강의 상징성을 이름에 담았다.

담수생물자원은 미지의 개척 분야다. 어류나 하천식물뿐 아니라 조류, 플랑크톤까지 다양한 종의 생물이 있다. 선진국들은 IT(정보통신)산업을 능가하는 BT(생명공학)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담수생물자원 연구에 발 벗고 나섰다. 생물자원을 이용해 얻은 경제적 이익을 자원제공국과 공유토록 하는 내용의 나고야의정서 채택 후 생물주권 확보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낙동강생물자원관 건물.
낙동강생물자원관 건물.
“담수생물자원 연구와 산업화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미 선진국들은 앞서가고 있습니다. 엄청난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는 걸 인식했기 때문이죠. 생물자원 특허, 나아가 생물주권이 강조되는 시기입니다. 단지 생물자원이 우리 땅에 있다고 해서 우리 게 아니에요. 연구해서 알아내고 가치를 활용할 수 있어야 진정으로 우리의 자원이 되는 겁니다.”

실제로 그동안 국내 생물자원이 해외로 빠져나간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체계적 시스템을 갖추기 전에 수많은 ‘외국 문익점’들이 유용한 생물자원을 빼내간 것이다. 그는 “문익점이 목화씨를 들여온 것만 알지만 사실 우리 생물자원이 외국으로 유출된 경우가 훨씬 많다. 일제강점기를 거친 탓에 식물도감을 보면 일본 학자의 이름이 붙은 학명이 많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안 관장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특효약은 생물자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신종플루 특효약인 타미플루는 팔각회향이란 식물에서 추출했고, 아스피린은 버드나무에서 유래했다.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천연물질에 대한 연구·활용이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의 주요역할 중 담수생물자원 조사·연구나 활용·지원 못지않게 전시 및 교육 기능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제 일반적인 생물자원의 중요성은 국민들도 많이 알고 있지만 아직 담수생물에 대해선 잘 모르죠. 담수생물자원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일깨우는 역할이 중요해요. 7월 중하순에 정식 개관할 예정입니다. 국민들이 낙동강생물자원관을 많이 찾아와주길 바랍니다.”

☞ 안영희 관장 "담수생물자원 연구·교육 특화해 글로벌경쟁"

상주=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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