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인건비 '세계 최고 수준'
한국 완성차업체 근로자 임금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봉제와 강성 노조로 인해 임금이 매년 오르는 데다 최근 원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부산공장 근로자 인건비가 최근 르노자동차 프랑스공장 근로자 인건비 이상으로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24일 말했다. 이 회사 다른 관계자는 “부산공장 근로자 인건비가 르노 프랑스공장보다 2%가량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2년 전만 해도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평균 인건비는 르노 프랑스공장의 81% 수준이었다. 르노삼성 근로자 인건비가 르노 프랑스공장 근로자를 추월한 것은 처음이다.

르노삼성이 회사 실적과 관계없이 매년 기본급을 올리는 호봉제를 시행하는 데다 원화 강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2011년 2921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그해 기본급을 6% 인상하는 등 10년간 해마다 4~6%씩 기본급을 올렸다.

다른 완성차업체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간 한국GM 임금은 50% 올랐다. 현대자동차 임금은 30% 상승했다. 10년간 추이를 보면 현대차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은 2004년 4900만원에서 지난해 9700만원으로 갑절이 됐다. 독일 BMW(6000만~7000만원)와 비교하면 1.5배 수준이다. 이는 각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기초로 분석한 것으로 기본급과 수당 상여금이 포함됐다. 다만 근로시간 등은 감안되지 않았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노사 간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