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세종의 여성 변호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지현, 이태림, 변옥숙, 김윤희, 정이진, 강지원, 강현정, 조희영, 하은정, 조영희, 문경화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제공
법무법인 세종의 여성 변호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지현, 이태림, 변옥숙, 김윤희, 정이진, 강지원, 강현정, 조희영, 하은정, 조영희, 문경화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제공
법무법인 세종은 여성 변호사 가운데 파트너변호사(로펌의 주주 격)의 비율이 25%로 국내 로펌 중 가장 높다. 국내 주요 로펌은 평균 10% 정도다. 그래서일까. 영국의 법률금융전문지 유로머니는 지난해 11월 세종을 ‘대한민국에서 여성 변호사가 일하기 가장 좋은 로펌’으로 선정했다. 여성 법조인이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제공한 로펌으로 국제 공인을 받은 것이다. 세종의 비결은 무엇일까.

○女변호사 중 파트너 비율 로펌 1위

세종은 여성 변호사의 외부 활동을 장려한다. 수당, 출장비 지급 등 경제적 지원이 포함된다. 주한캐나다 상공회의소 전 회장(제니 킴), 대한변호사협회 국제교류 담당이사(조영희), 환태평양변호사협회 경쟁법위원회 부위원장(김현아), 금융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신선경), 부산고등법원 조정위원(하은정), 한러미래포럼 사무국장(이태림), 세계변호사협회 청년변호사위원회 한국대표(이승민) 등은 모두 세종 소속 변호사다.

여성 변호사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둔 게 특징이다. 세종은 육아 문제로 외국 유학이 어려운 변호사에겐 국내 대학에서 같은 조건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는 대체 유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강현정 변호사는 이 제도를 이용한 1호 변호사다. 강 변호사는 세종에서 6년간 근무한 뒤 미국에 유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당시 만 3세, 5세인 두 아이의 엄마였다. 그는 외국 유학 대신 KAIST 금융전문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는 “미래를 위한 자기계발, 가족과의 휴식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박현주 선임변호사 경영 참여

세종에는 여성 변호사 다섯 명이 선두에서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박현주 미국 변호사는 경영위원회에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미국계 심슨 대처&바틀릿에서 9년간 근무한 경험을 살려 국제 프로젝트와 기업금융거래에서 실적을 내고 있다. 오릭스그룹의 저축은행 인수 건을 성사시킨 문경화 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는 금융 인수합병(M&A)팀을 이끌고 있다. 환경팀을 책임지는 김현아 변호사(29기)는 기후 변화, 화학물질 규제 등 환경규제 관련 자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윤희 변호사(32기)는 지식재산권 분야 외에도 일본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아이 둘을 낳아 키운 강현정 변호사는 파생상품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실력자로 불린다.

선임외국변호사들은 풍부한 해외경험을 바탕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니 김 캐나다 변호사는 한국 자회사가 세계 모회사를 인수한 첫 사례인 휠라코리아의 본사 인수 건에 참여했고, 정이진 미국 변호사는 에너지·자원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태림 러시아 변호사는 러시아와 CIS사업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분야별 전문가 종횡무진

조영희 변호사(27기)는 국내외 구조화금융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2012년부터 매해 국내 주요 카드사의 카드매출채권 해외유동화거래 자문에 참여했다. 조희영 변호사(30기)는 세이브존 그룹 경영권 분쟁 관련 주권인도 사건에서 세이브존 측을 대리해 승소를 이끌어냈다. 하은정 변호사(30기)는 영남팀을 전담마크하고 있다. 그는 현대해상, 삼성생명, 예금보험공사 등 대기업 및 공기업의 영남지역 소송을 다수 대리했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신선경 변호사(30기)는 금융 및 국재중재 업무에서 탁월성을 인정받고 있다.

검사 출신인 변옥숙 변호사(31기)는 세종 형사팀의 유일한 여성 변호사다. 그는 국회의원의 정치자금법위반 사건에 관여해 구속영장 기각 등 효과적인 방어를 펼치는 데 적극 참여했다. 강지원 변호사(34기)는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자문 등 국내 M&A 분야에서 실적을 냈다. 오지현 변호사(35기)는 부동산팀의 핵심 멤버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