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이 지난 3월 러시아 모스크바사무소를 개설하고 업무를 공식 시작했다. 왼쪽부터 소병택 KOTRA 러시아CIS 본부장, 이민수 재러시아 한국중소기업협회장, 양석 재러시아 한국경제인협회장, 우창록 율촌 대표변호사, 김동업 주러시아 한국대사관 총영사, 지호천 모스크바한인회장, 이화준 율촌 모스크바사무소장. 율촌 제공
법무법인 율촌이 지난 3월 러시아 모스크바사무소를 개설하고 업무를 공식 시작했다. 왼쪽부터 소병택 KOTRA 러시아CIS 본부장, 이민수 재러시아 한국중소기업협회장, 양석 재러시아 한국경제인협회장, 우창록 율촌 대표변호사, 김동업 주러시아 한국대사관 총영사, 지호천 모스크바한인회장, 이화준 율촌 모스크바사무소장. 율촌 제공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1박2일 네 차례 출장,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2박3일 한 차례 출장, 서울에 네 차례 귀국해 업무보고 및 회의….

법무법인 율촌에서 러시아 모스크바지사장으로 일하는 이화준 러시아변호사의 최근 두 달여간 스케줄이다. 율촌은 지난 3월 말 모스크바지사를 공식 개소한 뒤 이 변호사를 지사장으로 파견했다. 율촌 모스크바지사는 러시아 업무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업무도 총괄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현지에 나가자마자 의뢰인의 쏟아지는 자문 요청을 소화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이 변호사는 “아무리 통신기술이 발달해도 시차로 6시간, 비행기로 9시간 떨어진 곳의 업무를 한국에서 처리하는 것과 현지에서 처리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며 “모스크바에 나가니 시간 손실 없이 밀착 자문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율촌은 러시아·중앙아시아 자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로펌이 수임하는 러시아·중앙아시아 업무의 4분의 3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08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러시아 순방을 할 때 로펌 가운데 유일하게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우창록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6기)가 동행했다. 이 일로 율촌의 러시아·중앙아시아 업무 전문성에 대한 공신력이 높아졌고 율촌은 파죽지세로 관련 자문 시장을 개척했다.

러시아에서 진행 중이거나 마무리된 한국 기업 등의 굵직한 사업 상당수는 율촌의 자문을 거쳤다. 최근에는 롯데호텔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호텔 부지 인수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이어 롯데그룹의 모스크바 대형 쇼핑몰 인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율촌에서 컨설팅을 받고 있는 GS홈쇼핑의 최진혁 부장은 “러시아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율촌이 현지 협상에 참여해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투자 자문 업무만 하지 않고 러시아 법원에서 진행되는 민형사 소송에도 관여해 다수의 승소 사례를 만들었다. 러시아 군사기술 연구소인 펜자설계연구소(PKBM)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을 상대로 러시아 법원에 약 50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율촌이 KAI를 대리해 3심에서 승소 취지 파기환송을 이끌어낸 게 대표적이다.

법무법인 지평은 국내 로펌 가운데 지사 설립을 통한 해외 진출이 가장 많다. 해외 지사가 미얀마 양곤, 중국 상하이, 베트남 호찌민 등 8곳에 있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파견 나간 인력도 있다. 지사와 파견을 모두 합치면 9개 국가에서 현지 밀착 서비스를 할 수 있어 두 번째로 많은 로펌보다 3곳을 더 확보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진출도 모색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으로도 나갈 예정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