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집값 상승률, 서울 '강남4구' > 한강변 > 세종·혁신도시"
한국경제신문과 신한은행의 설문조사 결과 현금과 부동산 등을 20억원어치 이상 갖고 있는 자산가들은 올 하반기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10년 내 서울 아파트 부촌(富村) 1순위로는 초고층 한강변 단지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압구정동을 꼽았다.

투자 측면에서는 아파트 등 주택보다 상가와 빌딩,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매입에 더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주택도 실거주나 임대수익, 증여를 목적으로 매입할 것이라는 응답이 79.4%로 시세차익(20.6%)을 크게 웃돌았다. 과거와 같은 집값 급등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김일환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부장은 “주택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저금리가 장기화하자 주택 대신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집값 상승률, 서울 '강남4구' > 한강변 > 세종·혁신도시"
◆수도권 집값 강세, 지방은 보합

설문에 참여한 자산가 126명 중 42.1%는 올 하반기 전국 집값이 ‘현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대비 3%가량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36.5%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 전망은 차이가 났다. 서울 등 수도권은 상반기보다 3%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지만 부산과 대구 등 지방 광역시는 보합권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집값 상승 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서울 강남4구를 꼽은 응답이 46%에 달했다. 이촌동(용산구)과 여의도동(영등포구) 현석동(마포구), 광장동(광진구) 등 강남 4구를 제외한 한강변 지역이 8.7%로 뒤를 이었다.

지방에서는 세종시와 혁신도시(7.1%), 지방 대도시(4.8%)가 뽑혔다. 투자 유망 주택은 신규 분양 아파트가 25%로 가장 많았다. 그동안 자산가들이 선호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23%)를 앞섰다. 최근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새 아파트 신드롬’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10년 내 서울 최고 부촌 가능성이 큰 곳으로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36.5%)과 서초구 반포동(12.7%), 강남구 개포동(9.5%), 강남구 대치동(8.7%)이 꼽혔다. 이들 지역은 모두 압구정현대와 반포주공, 개포주공, 대치은마 등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모인 곳이다.

◆투자는 상가와 빌딩이 유망

하반기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는 자산가의 절반(48.4%) 가까이가 상가와 중소형 빌딩을 지목했다. 기대 투자수익률은 연 8% 이상이라는 응답이 34.1%로 가장 많았다. 연 9% 이상(11.9%)과 연 10% 이상(17.5%)을 기대한 투자자도 적지 않았다.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올해 1분기(1~3월) 중대형 매장용 상가건물 투자수익률 연 5.96%보다 연 2%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자산가의 19%가 유망 부동산으로 고른 오피스텔과 수익형 주택은 연 7%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기대했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1분기 전국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인 연 5.65%와 비교해 연 1%포인트 이상 높다.

◆전세가율 80% 갈 것

자산가들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 저금리 여파로 하반기에도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의 64.2%가 전셋값 상승을 내다봤다. 전국 평균 70%를 넘어선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80%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42.1%로 가장 많았다. 전세가율이 90%까지 오를 것으로 본 응답(30.2%)도 적지 않았다.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릴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다.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74.6%에 달했다.

김보형/조성근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