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모니터와 휴대폰용 트랜지스터 생산업체인 토비스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만들고 있다. 토비스 제공
산업용 모니터와 휴대폰용 트랜지스터 생산업체인 토비스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만들고 있다. 토비스 제공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가전전시회 ‘CES 2015’에 처음 참가한 엠씨넥스 전시관. 글로벌 정보기술(IT), 자동차 관련업체 관계자 100여명이 모여들었다. 바이어들은 이 회사의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카메라와 운전자 졸음인식 카메라 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200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해 2억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중국과 일본 등 20여개 휴대폰 제조사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는 세계 5위다. 2011년 글로벌 강소기업 지원 프로젝트인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것이 수출 증가에 큰 힘이 됐다.

◆세계로 눈돌리는 강소기업

지난해 한국의 수출은 5731억100만달러였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중 중소·중견기업 수출액이 34%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 수출이 큰 폭으로 늘지 않는 상황에서 실적을 올린 데는 엠씨넥스 같은 중견기업의 역할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엠씨넥스 매출은 2013년 2177억원에서 작년 310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3%에 달한다. 이 회사 민동욱 사장은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수출국도 북미국가 등으로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42억 지원받은 비츠로셀, 세계시장 28% 장악
엔저와 중국 기업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월드클래스 300 기업은 수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세계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강소기업을 키우겠다는 월드클래스 300의 목적에 맞게 수출을 크게 늘린 기업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 철강공단에 있는 강관생산업체 아주베스틸의 수출은 2013년 2048억원에서 지난해 3317억원으로 62% 늘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티맥스소프트도 지난해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선정돼 향후 10년간 R&D 분야 등에서 39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2013년 1억4740만원에 불과했던 티맥스의 수출은 지난해 18억5680만원으로 증가했다.

◆정부 지원금 R&D에 집중 투자

월드클래스 300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자체 연구개발 자금과 정부지원금 등을 활용해 제품 개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토비스는 산업용 모니터와 휴대폰에 사용되는 트랜지스터 박막 LCD(액정표시장치) 모듈(TFT-LCM), 터치패널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카지노용 곡선모니터 시장 등 틈새시장 진출에 성공하면서 2006년 269억원이던 매출이 2013년 4812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8%에 달한다. 2012년부터는 해마다 1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투자했고, 이는 고스란히 수출 증가로 이어졌다.

리튬전지업체 비츠로셀도 2012년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된 뒤 연구개발비 41억원과 마케팅 비용 1억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시장의 28%를 장악하며 강자로 성장했다. 수출이 전체 매출의 77%를 차지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2012년 대비 40% 증가했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 회사와 2675만달러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중기청은 올해 선정기업의 R&D 마케팅 등을 위해 73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