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엔저, 수출부진에 내수까지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지만 투자심리 위축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일 메르스의 확산으로 지수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르스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3.57% 하락했다. 김 팀장은 “2003년 홍콩과 중국 증시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충격으로 6% 이상 빠졌다”며 “3차 감염이 늘어나면 코스피지수 하락폭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홍콩과 중국 증시는 고점 대비 각각 6%와 8% 하락했다.

반면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주가 등락을 결정짓는 것은 전염병이 아닌 세계 경기와 경제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고 연구원은 “2003년 사스 발병 땐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세계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며 “2009년 신종플루 확산 때는 금융위기 후 경기부양정책 효과로, 2013년 에볼라 확산 당시엔 미국 경제지표 개선 등으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모두 강세였다”고 말했다.

전염병 발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시장에 일시적인 충격을 줄 수는 있지만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만한 변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낙폭 과대 종목 중 실적 개선 기대주를 선별해 저가 매수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1~2주가 메르스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역발상 관점에서 하락폭이 컸던 화장품, 여행, 레저, 항공주 등을 싼값에 사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