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을 확정하겠다.”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이 우리은행 매각에 다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다섯 번째 시도다. 하지만 2010년 10월 이후 번번이 무산됐던 배경을 돌이켜 생각하면 이번에도 장담하기 어렵다.

당장 박 위원장조차 확신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 박 위원장이 중동과 런던 로드쇼에 직접 나서 중동 국부펀드를 대상으로 우리은행 투자의향을 타진했지만 정작 현지 반응은 별로였다는 전언이다. 오죽하면 박 위원장이 자문사들에 “이렇게 썰렁해서야 어떻게 (지분을) 파느냐”고 하소연했을 정도라고 한다.

그동안 시도됐던 방식이 다 실패로 돌아가자 이번에는 지분을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4%씩 나눠 매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바로 그것 때문에 투자매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한국의 상업 은행이 처한 열악한 경영환경 그 자체다. 매각이 성사되려면 뭔가 투자자의 구미를 당기는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한국의 상업 은행들은 온갖 규제로 수익성이 바닥에서도 바닥을 기는 상황이다. 게다가 툭하면 예대마진이 문제되고 수수료 인하 압력이 쏟아지는 등 관치금융이 개입하고 지배한다. 기술금융을 해라,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라, 서민금융을 확대하라며 은행의 손목을 비트는 것이 일상사다. 한국 내 사정을 알수록 입맛은 떨어진다. 기업 구조조정조차 관치 일색이니 어느 구석에서 우발채무가 튀어나올지 모른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은행 이자만도 못한 구조에다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미국보다 낮은 금융시장에서 무슨 투자수익을 생각할 수 있나.

원점에서 검토하겠다는 매각방식만 해도 그렇다. 제대로 된 주인을 찾아 경영권을 돌려줄 생각을 해야지 이리저리 잔머리만 굴리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한마디로 은행이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데 누가 선뜻 투자 하겠나. 정부는 1만4800원 주가에 맞춰야 한다는 소리나 하고 있으니 매각은 더욱더 멀어진다. 더구나 론스타 재판은 국제적인 구경거리다. 누가 한국의 상업 은행을 선뜻 인수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