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일반인도 프로그래밍 기술 익혀야…활용분야 무궁무진하죠"
세계 최대 인터넷회사 구글의 심장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일하고 있는 이동휘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39·사진). 그는 구글의 핵심사업인 검색 부문에서 SW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씨는 어린 시절 컴퓨터가 뭔지도 몰랐다. 유년 시절을 보낸 전남 영광의 한 농촌 마을에는 제대로 된 도서관 하나 없었다.

이씨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것은 대학에서 SW를 배우면서부터였다. “대학 입학시험에서 1지망은 탈락하고 2지망이었던 전남대 컴퓨터공학과에 들어갔습니다. 학부 시절 ‘F폭격기’라는 별명을 지닌 이칠우 교수님의 C프로그래밍 수업을 들으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죠.”

졸업 후 이씨는 ‘구글의 문’을 두드렸다. “그때가 9년 전인데 당시에도 엔지니어들이 가장 가고 싶어했던 회사가 구글이었습니다. 일단 이력서부터 준비해 냈어요.”

그가 구글로부터 최종합격 통지를 받기까지는 4개월이 걸렸다. “1 대 1 면접만 총 일곱 번을 봤습니다. 모두 기술면접이었는데 세계 각국의 구글사무소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이 면접관이 돼 날카로운 질문을 했습니다.” 그는 결국 구글코리아의 첫 번째 엔지니어로 2006년 입사하는 데 성공했고, 지금은 구글 본사로 자리를 옮겨 일하고 있다.

이씨는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간단한 프로그래밍 기술은 배워두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컴퓨터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필수 소양”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씨는 “학교에서 전기의 원리와 응용기술을 배운 덕분에 안전하게 전기를 쓸 수 있듯 컴퓨터의 원리를 알고 있으면 다양한 SW를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최근 ‘실리콘밸리 견문록’이라는 책을 냈다. 그가 구글 본사와 실리콘밸리에서 경험하고 고민했던 것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려는 취지에서다. 이씨는 “실리콘밸리도 한때는 과수원만 가득한 촌동네였다”며 “혁신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세상을 바꾼 기술이 잡초처럼 튀어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도 SW를 하는 사람들에게 자유롭고 창의적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