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의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지 않으면 취약한 유럽국가로 위기가 전염될 우려가 있다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CB는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 구조개혁 이행에 대한 조속한 합의가 없다면 취약한 유럽 국가들의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 상향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그리스 사태가 금융시장을 뒤흔들 만큼 큰 악재가 되지는 않았지만 협상 지연으로 유로존 내 취약국의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빅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없다고 봤지만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콘스탄치오 부총재는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상 타결이 조만간 이뤄지지 않으면 "유동성이 부족한 그리스에 '난기류'가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는 ECB와 IMF, 유럽연합(EU)으로 구성된 채권단과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과 관련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협상 타결이 지연되면서 그리스의 유동성 위기는 점점 커졌고 당장 다음 달 5일 IMF에 갚아야 할 부채 3억 유로(약 3626억원) 마련도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가 다음 달 중순까지 IMF에 상환해야 할 부채는 12억2500만유로(약 1조4824억원)에 이른다.

그리스의 유동성이 바닥나 디폴트 위기에 처하자 IMF는 그리스가 갚아야 할 부채 상환일을 기존의 6월 중순에서 같은 달 말로 연기했다.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독일 신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자이퉁'과의 인터뷰에서 그렉시트가 "가능한 얘기"라며 다만 그렉시트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벗어나더라도 유로 체제가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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