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중개매매 시장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주식거래량 증가로 중개매매 수수료가 늘어난 데다 자기자본(PI)으로 투자했던 금융상품도 높은 수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덕분에 올 1분기 영업이익 753억원을 기록해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냈다.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363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호실적이다.
1년 새 주가 70% 키운 키움증권…라이벌 증권사도 인정했다 "더 오른다"
○목표주가 10만원 등장…“더 오른다”

실적 호조와 더불어 키움증권의 주가도 가파르게 올랐다. 최근 1년 새 주가상승률이 70%에 이른다. 지난해 말 4만61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달 23일 8만5600원까지 치솟았다. 2007년 11월 이후 7년3개월 만이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로 증권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키움증권 주가도 주춤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조정폭이 크진 않다. 28일 주가는 전날보다 0.4% 내린 7만4400원에 장을 마쳤다.

업계는 향후 키움증권의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신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거래대금 증가가 키움증권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개인투자자 비중도 늘어나고 있어 주식중개매매 시장점유율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HMC투자증권은 7만8000원이었던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대폭 조정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높였다. KDB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9만6000원, 9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렸다.

유경오 키움증권 경영기획본부 상무는 “올 4월부터 주식거래량이 본격적으로 급증했기 때문에 지난 1분기 실적보다는 올 2분기 실적에 수수료 수익 증가분이 반영될 것”이라며 “금리인상으로 인한 증권사들의 채권 평가손실을 우려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키움증권은 채권운용 규모가 작기 때문에 타사에 비해 영향이 적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가격제한폭 확대도 호재

키움증권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모멘텀(상승동력)이 있어서다. 다음달 정부의 인터넷은행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키움증권의 행보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차기 성장동력으로 인터넷은행을 꼽고 있는 키움증권으로선 올 하반기가 성장스토리에 가장 중요한 시점인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은 단기적인 수익성을 점치기 어렵다”며 “하지만 온라인 기반 증권사인 키움증권은 전통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고객 기반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15일부터 시행되는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 ±30% 확대도 키움증권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가격제한폭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주식거래량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정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는 거래량 증가로 귀결되기 때문에 키움증권에 유리한 환경”이라며 “업계에선 신용융자(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을 사는 거래) 위축으로 인한 이자수익 감소를 우려하고 있지만 일본 등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신용 규모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