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텁지근한 초여름…아웃도어는 쿨해진다
‘입는 순간 얼음이 된다’, ‘여름을 차갑게 만드는 기술’…. 요즘 아웃도어 의류업체들이 내건 이런 광고문구처럼 올여름 아웃도어 시장에서는 체온을 내려주는 시원한 옷감을 뜻하는 ‘냉감 소재’ 경쟁이 뜨겁다. 공기가 잘 통하고 땀을 잘 배출하는 아웃도어 본연의 기능 외에도 체내외 열을 낮춰주는 신기술을 활용해 착용감을 끌어올린 옷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후텁지근한 초여름…아웃도어는 쿨해진다
노스페이스는 피부와의 접촉면을 넓혀 몸에서 나오는 열을 더 많이 방출하도록 한 고기능성 내의 ‘쿨 기어’를 주력상품으로 내놨다. 대표 제품인 ‘아이스 쿨 숏 슬리브 라운드 티’는 땀이 많이 나는 겨드랑이와 등판 중앙에 공기가 잘 통하는 메시 소재를 써서 착용감을 높였다.

블랙야크도 자체 개발한 여름용 소재인 ‘야크 아이스’를 활용한 신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세련된 무늬를 적용한 남성 전용 반팔 티셔츠 ‘N스냅백티셔츠’와 다양한 연령층에 두루 잘 어울리는 남녀 공용 반팔 티셔츠 ‘N티크티셔츠’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2의 ‘쿨 360 티셔츠’는 체온이 올라가면 티셔츠에 적용된 마이크로 캡슐이 열을 흡수해 무더운 날씨에도 쾌적한 느낌을 주도록 만들었다. 등판에는 각기 다른 크기의 통기 구멍을 가진 메시 소재를 사용해 땀을 원활히 배출해 준다는 설명이다.

후텁지근한 초여름…아웃도어는 쿨해진다
아이더의 ‘케이네온2 라운드 티’는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티셔츠 안쪽의 버추얼 아이스 큐브가 땀과 수분에 반응해 냉감 효과를 일으키는 원리를 적용했다. 신축성과 청량감이 우수한 멜란지 소재와 메시 소재를 섞어 공기가 더욱 잘 통하게 했다.

네파도 제품 특성에 따라 아이스필, 아이스 프레시 큐브, 레이코 드라이 2.5, 아쿠아 엑스 등 다양한 냉감 소재를 자유자재로 활용한 티셔츠 라인인 ‘아이스 콜드 티셔츠’를 신상품으로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냉감 소재 제품의 판매량이 이달 들어 200% 이상 급증했고 6~7월에는 절정을 이룰 전망이어서 업체마다 추가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진호 아이더 상품기획팀장은 “냉감 의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아 올해는 제품 수를 작년보다 세 배 이상 늘려 출시했다”고 말했다.

냉감 의류 외에도 최근 출시된 아웃도어 신상품을 보면 ‘실용성’을 강조하는 점이 눈에 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제품 경쟁 구도가 고가·고사양 제품 중심에서 소비자들의 실수요에 맞추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라푸마는 모자부터 어깨까지는 방수 소재를 사용하고, 몸판에는 방풍 소재를 사용해 두 기능을 한데 합친 하이브리드 재킷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 중이다.

색상과 디자인 면에서는 힐링(치유)을 원하는 대중의 심리를 반영해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혼합 색상이 많이 쓰이고 있다. 밝고 화사한 느낌을 주는 베이지, 블루 등 기본 색상이 다양한 채도로 변주돼 여러 상품에 적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성복과 캐주얼에서 많이 활용되던 꽃무늬, 아가일 등의 화려한 디자인이 아웃도어 의류에 보다 많이 접목되는 것도 특징이다.

김지혜 LF 라푸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아웃도어 의류는 이제 일상복과 같이 ‘매일 꺼내 입는 옷’으로 의미가 바뀌고 있다”며 “아웃도어의 캐주얼화 경향이 이어지면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