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가운데)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본점 집무실에서 직원들과 도시락 미팅을 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제공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가운데)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본점 집무실에서 직원들과 도시락 미팅을 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제공
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WM영업부의 이규연 과장은 지난 7일 이메일을 열어 보고 눈을 의심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점심 식사 초대장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1주일 뒤 집무실에서 직원들과 도시락 미팅을 가질 예정이니 참석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과장은 “처음엔 스팸 메일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발신인이 회장님으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이 매달 직원들과 도시락을 함께하며 ‘깜짝 미팅’을 갖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실무 팀장들만 따로 불러 현안에 대해 격의 없이 토론하는 모임을 만든 데 이어 이번엔 점심 시간을 활용해 일반 직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런치톡톡’이라고 불리는 이 모임은 윤 회장이 매달 정한 부서 직원을 초대해 도시락을 먹으며 대화하는 자리다. 최근 모임에는 영업지원부 세 명, 중소기업지원부 두 명, WM영업부 한 명, 대기업영업부 한 명 등 일곱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국민은행이 실시하고 있는 사내 ‘원스톱서비스’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국민은행에선 현장 영업점이 애로사항을 건의하면 이들 부서 내의 원스톱서비스팀이 나서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는데, 사내 직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고 한다.

윤 회장의 소통 방식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우선 좀처럼 들어가 볼 수 없는 최고경영자(CEO) 집무실에서 점심을 먹는 것 자체가 색다른 경험이다. 보고서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어 부담도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우리 부서도 초대해달라’는 요청이 윤 회장 비서실에 잇따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반응이 좋아 런치톡톡 자리를 월 1회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