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달려온 중국 증시가 조정과 반등의 기로에 섰다. 후강퉁(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시행 6개월에 접어들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세도 꺾였다.
"설렌다"서 "두렵다"로…중국 후강퉁 투자자, 차익실현 나섰다
◆싸늘하게 식은 후강퉁 투자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7일 후강퉁 시행 후 5개월간 이어져온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6개월째(4월24일~5월15일)엔 순매도(126억원)로 돌아섰다. 거래대금 증가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첫 1개월간 2793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후강퉁 거래대금은 올해 5개월째(3월23일~4월23일)에 10배에 육박하는 규모(2조6103억원)로 치솟았다. 하지만 6개월째로 접어들어서는 1조5698억원으로 줄었다.

일단 지난달 10일 상하이종합지수가 4000을 넘어선 이후 조정 기미를 보이자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하이종합지수 상승률은 42%에 이른다. 후강퉁 시행 시점을 기준으로는 86% 뛰었다.

국내 후강퉁 거래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의 지난달 10일 이후 매도 상위 종목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테마주를 비롯해 철도, 물류 등 중국 정부의 정책 수혜주들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 최대 철도건설 업체인 중국중톄와 최대 건설사인 중국건축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펀드에서도 차익실현 물량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자금유출 규모가 큰 상위 10개 펀드 가운데 9개가 중국펀드였다.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에서는 가장 많은 308억원이 순유출했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244억원), 이스트스프링차이나(-242억원), 삼성CHINA2.0본토(-203억원)에서도 이 기간 200억원 이상 빠져나갔다. 연초부터 따지면 전체 중국펀드에서 1190억원이 순유출했다.

◆엇갈리는 향후 전망

짧은 기간 가파르게 오른 중국 증시에 대한 경계심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분식회계 의혹에 지난 20일 시가총액 절반 가까이(20조8000억원)가 증발한 중국 태양광업체 하너지박막발전의 추락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부추겼다. 영국 금융그룹 HSBC가 발표한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월까지 3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에 못 미쳐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부진한 중국 경기나 기업실적에 비해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지속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강력한 조정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지속 등을 감안해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진호 유안타증권 온라인전략본부장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저평가돼 있던 중국 기업 주가가 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단기 조정기에 그간 상승폭이 컸던 일부 종목은 차익실현을 하되 관광, 호텔, 유통, 음식료 등 내수관련 업종 비중은 늘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정현/허란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