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특허 공동심사에 합의했다고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양국 특허청은 오는 8월부터 기업의 신청에 따라 출원된 일부 특허에 대한 공동심사를 개시한다는 것이다. 종래와는 차원이 다른 특허심사의 효율화 및 시간 단축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미·일 특허 공동심사는 각국 특허청이 상호 협약을 맺어 심사결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기존의 특허심사하이웨이(PPH)보다 진일보한 것이다. 미·일 간 특허동맹으로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일본 특허청은 외국과의 공동심사는 처음이라며 기업의 특허 취득기간이 대폭 단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간 해외 특허출원 건수 중 미국이 50% 이상인 일본 기업으로서는 그야말로 대환영이다. 미·일 동시 신청 시 신제품 출시도 그만큼 용이해질 수 있어 일본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각국이 특허 심사기간 단축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우리로서도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특히 미·일 등 해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한국 기업들로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특허 공동심사라는 것이 어느 일방이 원한다고 해서 바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해당국들이 특허심사능력을 상호 인정할 수 있어야 가능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심사기간 단축도 심사의 질이 담보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한국은 특허심사관 1인당 업무 부담만 해도 미·일 등에 비해 훨씬 무겁다는 지적이다. 전문성 있는 심사관의 대폭 충원 등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자체적인 특허 심사의 질과 심사기간 단축은 물론 일본처럼 미국과의 특허 공동심사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의 특허행정, 특허외교의 일대 분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