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과 JP모간체이스, 바클레이즈, UBS,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글로벌 대형은행 6곳이 환율 및 리보(영국은행 간 금리)를 조작한 혐의로 56억달러가 넘는 벌금을 내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들 은행이 전 세계에서 하루평균 5000억달러가 거래되는 외환시장 시세를 조작하기로 공모한 혐의를 인정하고 이 같은 액수의 벌금을 내기로 미국 법무부와 합의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은행은 세계 금융상품 거래의 기준 가격이 되는 리보금리를 조작한 사실도 인정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영국 금융감독청(FCA) 등이 같은 혐의로 조사해 43억달러의 벌금을 물리기로 해 환율 및 리보 조작사건과 관련한 누적벌금이 총 100억달러가 넘는다.

이번에 합의된 금액을 은행별로 보면 △바클레이즈 23억8000만달러 △씨티그룹 12억7000만달러 △JP모간체이스 8억9000만달러 △RBS 6억7000만달러 △UBS 5억5000만달러 △BoA가 2억1000만달러 순이다. 바클레이즈가 가장 많은 벌금을 내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FCA 등의 조사 때 벌금액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이번에 합쳐져 발표됐기 때문이다.

법무부 조사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외환트레이더들은 2007~2013년 ‘카르텔’로 불리는 채팅방을 개설해 암호화한 단어를 사용, 오후 1시15분과 오후 4시 하루 두 차례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율을 결정해 거래를 주고받은 수법으로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은 사법당국이 조사에 들어가자 UBS가 먼저 범죄사실을 자백하고 유죄 타협을 하면서 드러났다. UBS는 조사에 협조한 대가로 환율조작 건에 대해선 형사처벌을 면제받았다. 하지만 리보조작 건으로 벌금 내게 됐고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기소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들 은행은 환율조작과 관련해 미 중앙은행(Fed)에 별도로 16억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