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굴레' 벗고 체험활동…한동대, 전국 첫 자유학기제
한동대(총장 장순흥·사진)가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자유학기제를 도입한다.

한동대는 학생이 학교에서 한 학기 수업을 받는 대신 기업이나 기관, 해외 대학 등에서 자기주도적인 활동을 수행하면 이를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자유학기제를 오는 9월 2학기부터 시행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정부가 내년부터 중학생을 대상으로 3년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다양한 진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유학기제를 의무화하기로 한 가운데 대학에서도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학교 교육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장순흥 총장은 “학생들이 취업이 되지 않아 휴·복학을 반복하며 많게는 6~7년을 대학에서 보내고 있다”며 “대학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최소 한 학기만이라도 학점의 굴레에서 벗어나 스스로 취업 연계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총장은 2008년 KAIST 교학부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서남표 총장과 국내 대학 처음으로 입학사정관 제도를 도입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선 인물이다. 18대 대선 때는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인수위원을 지내며 창조경제론을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동대는 2학기 시범실시 후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부터 전면 시행할 방침이다. 자유학기제에 참여하는 학생은 한 학기에 최대 12학점까지 인정받을 수 있다. 자유학기제 인정은 국내외 기업에서의 현장 실습과 창업활동, 해외 대학 전공교육, 언어습득, 프로젝트 수행, 해외봉사 등으로 범위를 다양화했다.

학점 인정 심사는 까다롭게 진행할 계획이다. ‘자유학기 학점 인정위원회’를 구성해 학생들이 제출한 신청서 심의와 승인부터 현장 활동 전반에 대한 실시간 평가와 확인, 최종보고서 검토 등을 거쳐 학점인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동대는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중관춘 등 대학이 보유한 전 세계 네트워크와 연계해 다양한 현장 학습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장 총장은 “대학의 자유학기제 도입은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드는 핵심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자유학기제가 활성화되면 자기계발 없이 공급자 중심의 교육에 함몰된 교수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