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 라이프] "가족이 재충전 원동력…딸이 좋아하는 엑소 노래 함께 들어"
프랑스 벨리지에 본사를 둔 3차원(3D) 솔루션 전문업체인 다쏘시스템의 한국법인인 다쏘시스템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신규 시장 개척에 한창이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기획과 디자인, 시뮬레이션 등을 3D로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이 회사는 그동안 자동차나 항공 관련 분야에 집중해왔으나 하이테크 생명공학 건축 건설 패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48·사진)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조 대표는 주말이면 가족들이 사는 대구를 찾는다. 2010년 4월 글로벌 연구센터(R&D)를 대구에 세운 것이 인연이 돼 가족이 대구로 이사해 정착했다. 조 대표 부부는 서울 토박이지만 지방 생활을 하고 싶다는 아내의 뜻에 따른 것이었다.

조 대표가 대구시의 R&D 도시 구축 및 3D 융합 산업 발전, 지역 인재 육성 등에 기여한 공로로 대구 시장 표창 및 국무총리상을 받은 것도 대구와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 주말부부인 그가 빠짐없이 주말에 대구를 찾는 것은 재충전을 위한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조 대표는 “아무리 바빠도 주말엔 가급적 대구를 찾는다”며 “가족이야말로 재충전의 원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대구에서는 주로 중3인 딸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낸다. 조 대표가 한창 사춘기인 딸과 가깝게 지내는 비결은 음악이다. 딸이 좋아하는 인기 아이돌그룹 엑소(EXO) 노래를 같이 듣다보니 마음을 터놓는 대화도 주고받는다. 딸이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영화나 등산, 수영 등 함께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 같이 보내는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그는 “딸이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듣는 것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큰 보상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바쁜 아빠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에게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겐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딸과 소통하는 방식을 기업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그는 “무슨 일이든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안 되는 이유보다 되는 이유를 먼저 찾자는 것이 좌우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은 것부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혁신이 나온다”며 “‘왜 안 돼(Why not)’라는 질문이 상상력을 일깨우고 거기서 혁신이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의 경영철학이 가진 긍정의 힘 덕분인지 다쏘시스템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성장했다. 2007년 대표 취임 이후 7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다.

영국에서 유학하던 대학생 시절부터 꾸준히 즐겨온 수영은 조 대표의 긍정 에너지를 생산하는 또 하나의 비법이다. 조 대표는 평일 아침에는 수영장을 자주 찾는다. 그는 “아무도 없는 새벽시간에 가쁜 호흡을 다스리며 수영을 하다보면 머릿속이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며 “올여름에는 딸과 함께 수영 시합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국 에식스대 경제학과를 나와 일본 인터내셔널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친 조 대표는 1997년 다쏘시스템코리아에 입사해 14년 만에 대표에 올랐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