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돌파] 홈쇼핑·카페…나라밖 'K비즈'가 뜬다
신자상 만카페 회장(64)은 중국에서 스타벅스에 갈 때마다 짜증이 났다. 사람이 많아 앉을 자리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편안한 자리를 충분히 제공하는 카페라면 중국에서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2011년 베이징 중심가에 만카페를 냈다. 편히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제공하자 손님이 몰려 들었다. 같은 건물에 스타벅스가 있어도 밀리지 않았다. 만카페는 1호점을 낸 지 3년 만에 35개 도시에 100개 점포를 둔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지난 2월부터 청년실업률이 10%를 웃도는 등 한국 사회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성장을 주도해 온 제조업은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규제 혁신 탓에 미래 산업을 일으켜세울 기업가 정신도 퇴조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불굴의 기업가 정신으로 해외로 눈을 돌려 기업을 일으키는 ‘창업 한국인’이 늘고 있다. 이들에겐 꿈이 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있다. K팝·K뷰티에 못지않은 ‘K비즈니스’가 홈쇼핑 가구 주방용품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5대양 6대주로 확산되고 있다.

K비즈니스 기업인들은 본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려운 사업을 외국에서 하다 보니 제대로 잠도 못 잔다. 극한 긴장이 이어지는 삶이다. 외롭고 힘들 때마다 ‘성공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곤 한다. 김재홍 KOTRA 사장은 “K비즈니스 주역들은 오기와 끈기로 해외에서 한류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며 “이들의 성공 스토리가 식어가는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이 KOTRA와 함께 해외 창업에 성공한 한국인을 찾아나섰다. 현장에서 만난 ‘K비즈니스’ 주역들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사람이라면 적절한 준비 과정을 거쳐 해외에서 기회를 찾을 만하다”고 권했다.

베이징=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