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와 알루미늄을 비롯해 올해 강세를 나타낼 통화, 원자재 등의 자산에 투자해야 할 시점입니다. 유로는 약세를 나타낼 전망인데 공매도를 통해 하락하는 자산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라즈반 렘싱 에스팩트캐피털 상품개발 총책임자)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15 글로벌 사모·헤지펀드 서밋’에서 헤지펀드 투자전문가들은 저금리 저성장 저수익의 ‘3저(低)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니켈 등 원자재 ‘주목’

[ASK 2015] 글로벌 헤지펀드 투자 키워드는 'C·I·A'
전문가들은 요즘과 같은 유동성 장세에서 수익을 더 크게 낼 수 있는 추세추종(CTA) 전략, 저금리 상황에서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보험연계채권(ILS), 최근 헤지펀드들의 주요 투자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는 행동주의 투자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헤지펀드 정보업체 프레킨의 에이미 벤스테드 헤지펀드 상품팀장은 “지난해 헤지펀드 투자에서 CTA 전략은 9.96%의 수익률을 올려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며 “올해도 원자재를 중심으로 자산가격 변동성이 커 높은 수익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TA는 컴퓨터 알고리즘에 기반해 원자재, 주식, 채권, 통화 등 자산을 상승 추세일 때 매수하고 하락 추세일 때 매도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유가가 오르면 유가 상승 추세를 컴퓨터 알고리즘이 즉시 파악해 관련 선물 등을 매수한 뒤 추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렘싱 총책임자는 “미국 금리 인상이 예상돼 달러는 오르고 유로화는 내릴 것”이라며 “중국에서의 수요 증가로 알루미늄과 니켈값은 오를 것으로 보여 앞으로 이들 자산의 매수나 공매도로 CTA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근 국민연금 운용전략실 투자기획팀 책임운용역은 “지난해 CTA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높았지만 한국 투자자들의 투자는 많지 않았다”며 “올해는 지난해만큼 수익성이 높진 않겠지만 여전히 CTA 헤지펀드들의 활약이 예상돼 한국 투자자들이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ILS, 주식 대안으로 떠올라

스테판 크라우치 ILS어드바이저스 대표는 “저금리 상황에서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을 대신해 ILS가 대체투자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ILS는 보험 리스크를 자본시장에 분산하기 위해 채권 등 유가증권으로 유동화한 투자상품이다. 투자자는 재해가 일어나지 않으면 수익을 얻고 재해가 발생하면 보험사와 함께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 크라우치 대표는 “ILS는 지난해 8%대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며 “기존 주요 투자국인 미국 외에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그는 “ILS는 주가와 상관없이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주식 일변도로 투자할 때보다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행동주의로 주식 수익 높여

더글러스 스나이더 스타보드밸류 전무이사는 “행동주의 투자가 기존 헤지펀드의 매수일변도(롱온리) 투자에 비해 부각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행동주의 투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매입한 뒤 경영진에 배당 및 구조조정을 요구해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는 투자기법이다. 미국 애플의 대주주인 칼 아이칸이 이 투자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나이더 전무는 “행동주의 투자는 피투자 기업의 경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히 주식만 사는 매수일변도 투자에 비해 더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경영권 자체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모펀드(PEF)보다 다양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헤지펀드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아 주식, 외환, 채권, 원자재 등에 차익거래, 롱쇼트와 같은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 투자하는 사모펀드다. 한국에서는 2011년 도입됐다.

임도원/김우섭/김태호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