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6일 “그룹(미래전략실) 전략팀과 재무팀에서 지주사 전환의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실익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주사 전환에 쓸 돈이 있다면 차라리 그 돈을 스마트폰, 반도체 등 꼭 필요한 투자를 늘리는 데 써야 한다는 게 그룹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주사로 전환한 다른 그룹의 선례를 봐도 지주사 전환이 수익성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비용 부담만 커졌다는 게 삼성의 분석이다.

그동안 재계와 증권가에선 삼성이 지주사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지주사가 주요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3세들은 지주사 지분만 잘 관리하면 삼성의 주요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주사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상장 자회사는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삼성이 이 조건을 맞추려면 적어도 수조원대 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주용석/남윤선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