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분석…"일본·유럽·중국으로의 수출부진 지속 가능성"

일본, 유럽, 중국 수출 시장에서의 부진을 미국 시장에서 만회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5일 '최근 수출 침체의 요인별 분해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앞으로 미국에 대한 수출환경은 양호하겠지만 일본, 유럽, 중국으로의 수출 부진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이를 전체 수출 경기 회복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올해 1분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줄었다.

미국 수출은 13.4% 늘었지만 일본(-22.0%), 유럽(-21.1%), 중국(-1.5%)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한 탓이다.

미국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대미 수출은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오르면 한국의 총수출 증감률도 0.21%포인트 증가한다.

미국 수출은 2014년 2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고 4분기엔 21.9%, 올해 1분기엔 13.4% 늘었다.

반면에 일본, 유럽,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은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 추진으로 2013년 이후 엔화 대비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2014년 2분기(-0.4%), 3분기(-1.4%), 4분기(-0.7%)에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것이 한국 수출에 타격을 줬다.

유럽 수출이 급감한 것은 일본과 비슷한 이유였다.

물가수준을 반영해 화폐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실효환율을 보면 유로화 대비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올 1분기에 121.9로 2006년 1분기(127.6) 이후 가장 고평가돼 있다.

여기에 유럽의 경제성장률은 작년 2∼4분기에 1%대에 그쳐 경제회복이 더딘 상태다.

중국 시장에서는 우리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중국의 경제성장이 주춤한 게 한국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2010년 10%를 넘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 7.0%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우리나라의 총수출 증감률은 1.7%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일본, 유럽, 중국의 환경이 크게 나아지지 않아 수출 부진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그나마 호조를 보이는 미국 수출을 늘려 전체 수출경기 회복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유럽 수출은 기술, 품질 등 비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중국 수출은 내수시장을 겨냥한 맞춤 상품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porqu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