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의 ‘나무’.
장욱진의 ‘나무’.
그림을 사서 2년간 보관하다가 구입가의 80% 수준에 되팔 수 있는 판화 상품이 등장했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과 장욱진문화재단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동심의 화가’ 장욱진(1917~1990)의 유명 작품을 뮤라섹 판화로 제작, 80% 가격 보장 방식으로 한정 판매한다고 4일 발표했다. 서울옥션이 국내에서 처음 도입한 80% 가격 보장 판매는 고객이 작품을 구입한 뒤 2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1년 동안 언제든지 판매 가격의 80%까지 경매회사가 환불을 보장해주는 미술품 판매 방식이다.

판화로 제작하는 장 화백의 작품은 ‘가족’ ‘집’ ‘풍경’ ‘소와 돼지’ ‘나무’ 등으로 수량은 300개, 판매가는 55만원이다. 이들 그림은 서양화가 작품답지 않게 토속적이고 동화적이다. 분할된 집의 형태, 가족의 자세와 표정, 짝지어 날아오르는 새, 푸른색 하늘 양쪽에 떠 있는 붉은 해와 파란 달 등이 역동적이면서도 조화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평생을 선비처럼 유유자적하게 살았던 장 화백의 예술적 주제는 ‘동심과 풍류’였다. 어려운 시절을 관통하며 미술사에 길이 남은 그의 작품에 어린이 가족 가축 등이 많이 등장하는 이유다.

뮤라섹 판화는 종이를 재료로 하는 기존 판화와 달리 화가의 그림을 피그먼트 안료를 사용해 압축한 다음 아크릴 액자로 만든 아트 상품이다. 질감이 섬세하고, 색감이 생생히 살아있는 게 특징이다.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프린트베이커리 전시장에서는 이달 말까지 장 화백의 뮤라섹 판화와 원화를 함께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02)395-033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