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6천7억원에 단독 응찰…채권단 기대 못 미쳐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있는 금호산업 지분 매각작업이 다시 표류하게 됐다.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28일 저녁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열고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호반건설을 우선협상 대상으로 선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본입찰은 사실상 무효화된 것으로 보인다.

최종 유찰 여부는 5월 5일 이후 열릴 예정인 채권단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

호반건설은 이날 접수가 마감된 본입찰에서 단독으로 제안서를 제출했다.

채권단이 금호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전환 등을 통해 보유하게 된 57.5%(약 1천955만주)의 지분에 대한 가격으로 6천7억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2월 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MBK파트너스, IBKS-케이스톤 컨소시엄, IMM PE, 자베즈파트너스 등 네 곳의 재무적투자자(FI)는 결국 응찰하지 않았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호반건설의 응찰액을 검토한 끝에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응찰액이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채권단 보유 지분은 현 주가로는 5천억원을 밑돌지만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지분 30.08%)라는 점에서 경영 프리미엄이 붙을 경우 8천억원∼1조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산돼 왔다.

채권단은 전체 회의에서 유찰을 최종 확정하고 향후 매각 추진 일정을 다시 잡을 계획이다.

유찰을 확정한 후 재입찰 절차를 거치는 방안과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바로 매수 기회를 주는 방안 등이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산업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한 박 회장은 입찰 최고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재입찰과 유찰 여부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결의를 통해 확정하게 된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매각 주간사와 협의해서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