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인수 30일 마무리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에서 인수키로 한 4개사 중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 작업을 오는 30일 마무리한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은 30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사명을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로 각각 변경하고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말 이뤄진 삼성과 한화의 빅딜 중 석유화학 부문 인수 작업은 5개월 만에 일단락된다. 방위사업 부문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 작업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삼성 석유화학부문 사명 변경

한화,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인수 30일 마무리
한화토탈로 이름이 바뀌는 삼성토탈의 신임 대표에는 김희철 한화 부사장(사진)이 내정됐다. 김 부사장은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 작업을 이끌고 있다. 현재 인수후합병(PMI)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고 있다. 한화케미칼 상무, 한화첨단소재의 자동차부품소재사업부장을 거친 ‘석유화학통’이다.

한화종합화학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삼성종합화학의 신임 대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 선임은 삼성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방침”이라며 “손석원 삼성토탈 사장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기 때문에 우리(한화)가 김희철 부사장을 내정해 삼성 쪽에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종합화학은 삼성에서 현 정유성 사장의 거취를 결정하면 그에 맞춰 우리의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매각 작업은 방위사업 부문에 비해 비교적 원활히 진행돼 왔다. 두 회사 모두 사측과 직원 협의체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위로금 등에서 상당 부분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한화 관계자는 “위로금 문제는 30일 전까지 해결하기 위해 노사 양측이 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30일 임시 주총을 소집한 점으로 미뤄 위로금 부분에서도 실질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테크윈·탈레스 협상 난항

방위사업 부문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텔레스의 매각 작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삼성테크윈은 노동조합이 파업 중이다. 삼성테크윈에는 특정 상급단체에 속하지 않은 기업노조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노조가 동시에 활동 중인데, 이 중 기업노조가 지난 6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방위사업체는 법적으로 생산직 파업이 불가능해 파업에는 사무직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노조는 아직 파업에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민주노총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간 최대 쟁점 중 하나는 위로금이다. 사측은 올초 노조에 위로금으로 ‘1000만원+4개월치 기본급’을 제시했다. 노조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노조가 공식적으로 위로금 얘기를 꺼낸 적이 없다”며 “고용보장과 근로조건이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삼성탈레스는 고용 보장 기간이 최대 쟁점이다. 사측은 당초 지난해 11월 한화가 빅딜 때 약속한 ‘5년간 고용보장’을 직원들에게 제시했다. 이에 대해 직원 대표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년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경영상 필요에 따른 희망퇴직까지 부정하는 건 아니다”며 “6년뒤 갑작스럽게 대량 해고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사측 제시안을 놓고 직원 대상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압도적으로 반대 표가 많았다. 위로금은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석유화학 부문과 달리 방위산업 부문의 인수 작업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송종현/주용석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