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사장의 'R&D 베팅' 통했다…주성엔지니어링, 부활 신호탄
주성엔지니어링이 2012년 11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을 때만 해도 부활을 기대한 사람은 없었다. 국내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을 세운 ‘벤처업계의 신화’ 황철주 사장(사진)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했다. 황 사장은 2013년 박근혜 정부 초대 중소기업청장에 내정됐다가 자진 사퇴해 개인적으로도 큰 상처를 입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최근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체로부터 잇달아 일감을 따내고 있다. 올 들어 1분기 말 기준 신규 수주 잔액은 460억원에 달한다. 황 사장은 “2분기에는 신규 사업인 디스플레이 장비 수주까지 더해져 실적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철주 사장의 'R&D 베팅' 통했다…주성엔지니어링, 부활 신호탄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매출은 2035억원,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작년 대비 각각 62%, 304% 늘어난 것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이 같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분이다. 2012년 대규모 적자 속에서도 황 사장은 매출의 73%인 563억원을 R&D에 썼다.

황 사장의 목표는 4000억원대 매출을 거둔 2010년에 버금가는 실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는 “최소한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수준보다 좋은 실적을 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