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도심 제조업 부활을 위해 내세운 ‘매뉴팩처(제조업) 서울’ 정책은 미국 뉴욕시의 ‘매뉴팩처 뉴욕’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제조업 부활' 나선 서울] '매뉴팩처 뉴욕'은…
매뉴팩처 뉴욕은 마이클 블룸버그 전 시장이 2002년 뉴욕시장으로 취임한 뒤 10여년 동안 추진한 패션·봉제산업 부활 정책이다. 뉴욕 맨해튼 7번가(애비뉴)는 패션거리다. 남북으로 35번가(스트리트)에서 41번가에 걸쳐 있는 이 지역은 의류업체 밀집지역이라는 뜻에서 ‘가먼트 디스트릭트(garment district)’라고도 불린다.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와 함께 글로벌 패션 중심지인 뉴욕의 패션·봉제산업은 1990년대 초반부터 쇠퇴하기 시작했다. 중국 인도 남미 등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에 일감을 빼앗긴 데다 임대료마저 치솟으면서 영세 제조업체들이 몰락했기 때문이다. 영세 의류제조업이 쇠퇴하다 보니 디자이너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의류 자재를 구하기 힘들어져 패션디자인 산업도 타격을 입었다.

당시 블룸버그 시장은 시 예산을 투입해 인근 브루클린의 11만㎡ 부지에 독립 디자이너와 영세 봉제근로자를 위한 센터를 세웠다. 높은 임대료 때문에 봉제산업이 도시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브루클린에 별도 생산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이곳에선 연구개발(R&D)과 제품 생산 및 품질 관리가 한꺼번에 이뤄진다. 디자이너와 봉제 근로자들의 협업을 통해 디자인 개발부터 제품 생산까지 대개 수개월이 걸리는 기간을 8주로 단축했다. 이를 통해 40개가 넘는 ‘메이드 인 뉴욕’ 신규 브랜드를 개발했다.

뉴욕시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디자이너를 육성하고, 판로 개척을 위한 지원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신생 창업 업체들엔 총 1억달러(약 1080억원)의 금융 지원도 했다. 이를 통해 2012년 기준 전체 뉴욕 일자리에서 브루클린이 차지하는 비중은 16.4%로, 맨해튼(5.7%)의 세 배 가까이 됐다.

브루클린 등 맨해튼 이외 지역이 뉴욕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990년대 평균 18%에서 2012년 29%로 높아졌다. 뉴욕시에선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 동안 패션산업 등 창조산업 분야에서 시 전체의 12.2%에 달하는 46만2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