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 머리에 입는 '패션'
중년 남성 탈모족(族)의 전유물이던 가발이 패션상품으로 변신하고 있다. 여성과 20~30대 남성들이 개성을 표현하는 도구로 가발을 찾고 있어서다.

새로운 수요층을 확보한 가발산업은 사양길에서 벗어나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가발시장 규모는 2004년 500억원에서 2014년 1조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패션가발업체인 핑크에이지 온라인몰은 하루평균 10만명 이상이 방문한다.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1위 업체 하이모도 여성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도 핑크에이지, 씨크릿우먼, 파로 등 가발 브랜드를 매장에 입점시키고 있다.

가발이 패션상품으로 자리잡은 것은 기술과 디자인이 발전한 덕이다. 착용했을 때 가발인지 전혀 알 수 없고, 원하는 스타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현준 대한가발협회 이사장은 “10년 전 업계 관계자들은 가발시장이 포화상태라고 말했지만 결과는 그 반대”라며 “3차원 스캐너, 형상기억 등 신기술을 접목한 가발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