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공장에서 직원들이 화장품을 분류하고 있다. 코스맥스 제공
코스맥스 공장에서 직원들이 화장품을 분류하고 있다. 코스맥스 제공
지난 21일 중국 광저우시 충화경제개발구의 코스맥스광저우 공장. 밀가루 반죽처럼 생긴 주황색 안료가 유화믹서기로 쉴 새 없이 빨려 들어갔다. 자동화 기계에서 용기에 채워진 화장품이 검사 포장 운반 단계별로 빈틈없이 처리되는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2013년 7월 중국에 진출한 코스맥스는 2년 만에 ‘화장품 제조 춘추전국’인 중국에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한류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직원 170명 가운데 한국인은 윤원일 사장(총경리)을 포함해 단 네 명뿐인 코스맥스광저우는 올해 매출 25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윤 사장은 “경쟁업체의 절반 수준인 빠른 납기와 철저한 사후 품질관리가 빠른 성장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빠른 납품으로 중국 시장 안착

화장품 주문에서 납품까지 45일이면 끝…'속도 경영'으로 중국 사로잡은 코스맥스
중국 화장품 제조시장에는 3500개사가 난립하고 있다. 한국(800여개)의 네 배가 넘는다. 3500개사 중 40%인 1500개사가 광저우에 몰려 있다. 중국 화장품 제조의 최대 각축장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BB크림(자외선 등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화장품)을 포함한 각종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 제조업체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현지 기업들이 생산한 화장품은 아직까지 한국 제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업체들은 주문과 동시에 생산 가능한 납기 대응력에서 코스맥스에 뒤처진다. 윤 사장은 “외국 ODM 회사들은 보통 주문에서 납품까지 3개월 정도 걸리지만 우리는 30~45일 만에 처리한다”며 “한국에서 원료를 가져오기까지 30일 정도 걸리고, 원료가 온 뒤 15일 내에 모든 제작·발주를 끝낸다”고 설명했다. 중국 유통업체들은 계약 전까지는 ‘만만디(서두르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도장을 찍고 나면 빠른 납품을 요구하기 때문에 빠른 납기가 핵심 경쟁력이다.

◆광저우 제2생산공장 조기 착공

자체 브랜드 없이 ODM 방식으로 화장품을 개발·생산하는 코스맥스는 ‘뷰티 한류’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중국 현지 화장품회사나 유통업체들이 한국에서 미샤·더페이스샵 등에 납품하는 코스맥스 제품을 선호해 대량 주문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는 중국 최대 유통회사 중 하나인 Y사가 한 번에 100만개의 BB크림을 주문해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화장품은 보통 초기 발주에 1만개 정도를 주문한다.

Y사는 최근 100만개를 추가 주문했다. 윤 사장은 “공장에서 (제품이) 나가자마자 2개월이 안돼 모두 팔렸다고 한다. 현재 중국 화장품 시장은 대략 35조원인데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맥스광저우는 설립 첫해인 2013년 매출 27억원에서 지난해 170억원, 그리고 올해 25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성장만큼 설비투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화장품 제조의 핵심 시설인 유화믹서기는 2013년 4대에서 현재 11대까지 늘렸다. 하반기에는 제2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윤 사장은 “제2공장이 오는 10월 착공해 내년 상반기 완공하면 광저우공장의 생산능력이 현재 8000만개에서 1억개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